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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고용세습은 관례?" 인천공항공사·LX 채용비리 '일파만파'

기사등록 : 2018-10-2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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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협력업체 직원, 정규직 전환 전 친인척 채용시켜
인천공항공사 “협력사 고용에 관여 못해..불법 없었다”
LX도 정규직 전환된 측량보조인력 19명 모두 친인척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서울교통공사에 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국토정보공사(LX)의 '채용비리·고용세습' 사례가 연이어 드러나고 있다.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0)' 선언 후 정규직 전환 인원이 늘자 이 때를 틈타 공기업 직원들이 친·인척을 불법, 편법으로 취업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

2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경욱 의원(자유한국당‧인천연수을)이 한국노총으로부터 받은 제보에 따르면 비정규직 들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국토정보공사 임직원 가족들이 대거 정규직으로 임용됐다. 

우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협력업체 중 총 16개 업체에서 고용세습 의혹 문제가 불거졌다. 여기에서 부정채용을 알선한 사람이 24명, 부정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사람이 29명이다.

지난 19일 열린 인천국제공항공사 국정감사 현장 [사진=서영욱 기자]

먼저 인천공항공사 협력보안업체인 A사 간부 B씨는 두 아들과 조카 네 명이 A사와 A사의 이웃업체에 취업했다. 아들 둘은 정규직화 선언 이전, 조카 넷은 정규직화 선언 후 취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인천공항공사의 감사가 후 자진사퇴했다.

민경욱 의원은 “아들 둘은 정규직화 선언 이전에 취업했지만 아버지 덕에 회사에서 승승장구해 경력대비 상당히 높은 직급으로 재직하고 있다”며 “그 덕에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도 높은 직급으로 전환되는 혜택을 볼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협력업체 정직원이었던 사람이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을 노리고 비정규직으로 신분을 바꾼 사례도 있었다. 인천공항공사 협력업체 C사의 정규직인 모 부장과 차장은 지난 1월 인천공항 근무가 가능한 계약직으로 신분을 전환해 의심을 샀다.

권력형 승진사례도 드러났다. 인천공항공사의의 협력운영업체 D사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승진 최저연수를 채우지도 않은 채 3회나 고속 승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같은 직급자들의 평균 입사연도는 2001년인데 반해 이 직원은 지난 2010년에 입사해 다른 직원 보다 평균 9년 승진이 빨랐다.

이 직원의 남편은 노조 지회장을 맡고 있으며 인천공항공사 정규직전환 노‧사‧전문가 협의체에 노동자 대표로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 의원은 “서울교통공사 사례와 같이 특정 노조가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을 가능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12월 정규직 전환 방안 확정 당시 기준으로 9785명을 정규직 전환할 예정이었다. 이후 협력업체에 입사한 비정규직 직원만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을 전수조사 할 경우 ‘고용세습’, ‘권력형 승진’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고용비리 신고센터에 접수된 모든 내용을 전수 조사해 불법적인 사안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협력사의 채용 문제는 협력사의 고유 권한으로 인천공항공사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인천공항공사의 내용(채용비리)은 서울교통공사와 성격이 다르다”며 “서울교통공사는 직원들의 문제인 반면 우리(인천공항공사)는 ‘임시’ 자회사의 ‘임시’로 소속된 직원들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협력업체에 7차례에 걸쳐 문서를 통해 채용의 공정성, 투명성을 요청했다”며 “협력사 직원의 정규직 전환 채용과정에서 공정한 검증절차를 밟을 계획이며 전환 후에도 비리사실을 인지하면 단호히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LX)에서도 친인척 채용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지난해 12월 정규직으로 전환된 측량보조인력 19명이 LX 직원의 친인척이었다. LX 직원 자녀가 15명, 형제가 3명, 배우자가 1명이었다. 이들은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전 기간제 근로자로 재직중이었다.

LX는 당시 정규직으로 전환된 측량보조인력이 정확히 몇 명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LX는 지난 1월 가족세습 및 채용비리와 관련해 본사 5급 직원 양모씨를 채용업무 부적정으로 징계처분한 바 있다.

민 의원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측량보조인력에 직원의 친인척이 어떤 방법과 절차에 따라 기간제로 먼저 입사해 있었는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간제로 근무하다가 곧 정규직이 된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직원들이 친인척들을 측량보조인력으로 부정채용 했다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상황”이라며 “이 모든 사안에 대해 LX는 세부내용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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