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SK케미칼과 애경의 가습기살균제 제품 '가습게 메이트' 에 대한 독성실험이 원료물질이 아닌 원료물질에 들어있는 다른 물질로 했다는 문제가 제기 됐지만 이를 정부가 외면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정미 의원(정의당)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현재까지 진행된 4번의 동물실험 모두 '가습기 메이트'의 원료물질인 SKYBIO FG가 아닌 SKYBIO FG에 들어 있는 CMIT(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로만 시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이 이 문제를 지적했지만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는 외면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09.13 yooksa@newspim.com |
이에 대해 환경부는 "가습기살균제 참사 이후 '가습기 메이트'와 SKYBIO FG 등이 판매 중지돼 CMIT·MIT로 독성실험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메이트' 제품 18개, SKYBIO FG 3개를 확보하고 있었으며, 이를 2016년 10월 환경부에 이관했고, 환경부(환경산업기술원)는 추가로 4개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2011년 질병관리본부가 처음 실시한 '가습기 메이트' 독성실험은 CMIT·MIT로 이뤄졌으며, 독성을 확인할 수 없는 실험조건(한 가지 농도로만 실험)으로 실험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이 질병관리본부에 여러 차례 추가조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지만 이 또한 무시됐다.
특히, 2015년에는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가 독성실험을 MIT로 진행했을 뿐아니라, 2016년 가습기살균제 참사 국정조사 이후인 2017년에도 CMIT·MIT로 독성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SK케미컬의 CMIT·MIT와 관련한 특허현황을 보면 '이소티아졸론 화합물이 함유된 조성물의 유전독성 억제방법'으로 특허를 낸 것이 2005년 11월, 2007년 12월 두 차례로 CMIT·MIT가 유전독성이 있는 것을 알고 있던 것"이라며 "최근 한 언론사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와 같은 폐섬유화가 반려동물에서도 나타났다는 보도가 된 바 있다. 이는 정부가 실시한 흡입독성 실험이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전독성이란 유전자 안에서 DNA분자와 독성 작용인자의 상호작용 결과로 생기는 독성으로, 그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달될 때 독성 또한 유전된다.
한편, 현재 CMIT·MIT 성분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되는 피해자는 1944명이다. SKYBIO FG(CMIT·MIT 및 기타물질)가 들어간 제품은 애경 가습기살균제 1359명, 이마트 가습기살균제 403명이다.
하지만 CMIT·MIT 함유 제품 사용자 중에 정부 지원 대상자는 현재 단독 사용자 10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상황에도 SK케미칼과 애경 등은 동물실험에서 흡입독성이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자사 제품 사용 피해를 주장하고 있는 소비자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정미 의원은 "질병관리본부가 SKYBIO FG로 시험하지 않은 이유, 질병관리본부가 제품을 5년이 지난 뒤에 환경부에 이관한 이유 등을 조사해야 한다"며 "SK케미칼은 SKYBIO FG를 생산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SKYBIO FG 생산매뉴얼을 가지고 있다. 검찰은 이를 압수해, SKYBIO FG로 흡입독성 시험 등을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