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7%에 못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7%는 한국은행이 최근 하향 조정한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올해 2.7% 성장하려면 4분기엔 전기대비 0.82% 성장해야한다. 하지만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고,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투자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는 얘기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실질 GDP는 400조2346억원으로 전기 대비 0.6%,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 지난 2분기에 이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소수점 둘째 자리 까지 보면) 올해 GDP 성장률은 2분기 0.595%, 3분기 0.572%"라며 "4분기에 0.82% 이상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나오면 한은의 전망치(2.7%)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과 소비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으나 2분기 연속 건설과 설비 투자의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분기 -2.7%를 기록했던 건설투자가 주거용 및 비주거용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줄어 3분기에도 -6.4%로 마이너스 폭을 확대했다. 이는 1998년 2분기(-6.5%) 이후 약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설비투자도 2분기 5.7% 감소에 이어 3분기 4.7% 감소했다. 철도차량 등 운송장비 장비가 증가로 전환된 부분이 있으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등 기계류 감소 폭이 커졌다.
정부 부문의 성장 기여도 역시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민간 부문 성장 기여도는 소비와 수출 증가 폭이 확대되면서 0.7%p를 기록했으나 정부 부문 기여도는 투자 감소에 의해 0.1%p에 그쳤다.
정부 투자의 기여도는 투자 집행이 지연되면서 2분기 0.2%p에서 3분기 -0.4%p로 하락 전환했다. 투자 부문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면서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1.1% 하락했다. 전분기(-0.7%)에 이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다. 내수 기여도가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 2012년 2~4분기 이후 6년 만이다.
한편 수출과 소비가 성장을 계속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각각 전기 대비 -1.0%, -0.4% 를 나타냈으나, 최종 소비지출과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전기 대비 0.5%p, 1.7%p 증가했다.
◆ 전문가들 연 2.7% 녹록지 않아..4분기 관건은 '미중 무역분쟁'
송두한 NH금융연구소장은 "연 2.7% 성장도 녹록지 않다"며 "연초 3% 이미 깨졌고 전망치의 하향 안정화로 내수와 수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수가 정체 되는 가운데 국내 성장을 뒷받침 하고 있는 수출 성장세도 4분기로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와 정유화학 의존도가 매우 높으며 반도체 의존도는 20% 정도다.
송두한 소장은 "지금은 반도체 사이클이 받쳐줄 수 있느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많아 연말에는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안좋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추론"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관전 포인트는 미중 무역분쟁 전개 상황"이라며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확산되면 됐지 안정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4분기는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영향이 성장률 궤적을 결정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국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6%다. 미중 간 무역전쟁 충격에 노출될 경우 우리나라의 높은 대중국 수출 의존도로 인해 중국 경기 변동 충격에 노출 될 수 밖에 없다.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된다면 수출 경쟁력 악화로 지금까지 수출이 견인해 온 경기가 하향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도 "연 2.6% 성장이 최대치일 것"이라며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8% 정도 성장하면 연 2.6% 성장을, 조금 더 낮게 나온다면 연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교수는 "설비투자의 경우 반도체 투자가 다 끝났고 건설투자도 SOC 사업을 많이 안하고 있어 더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4분기에도 건설·설비 투자 모두 마이너스 일 것"이라며 투자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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