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현대자동차가 올 3분기 2889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8년 만에 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은 영업이익이다.
원·달러 환율 및 터키와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 시장의 통화가치가 하락한데다 러시아 월드컵 마케팅 활동과 관련된 일회성 비용이 수익성 악화에 한 몫했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중국시장 판매회복이 더딘데다 미국의 관세 폭탄 이슈로 미국시장도 부진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성수기인 4분기 이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 라인업을 강화하고,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 확대로 수익성 회복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 "3분기 미·중 무역갈등에 어려운 시기…신흥국 통화가치 10~20% 하락"
현대차는 25일 서울 본사에서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는 컨퍼런스콜을 갖고, 올해 3분기 실적은 ▲판매 112만 1228대 ▲매출액 24조 4337억 원(자동차 18조 6246억 원, 금융 및 기타 5조 8091억 원) ▲영업이익 2889억 원 ▲경상이익 3623억 원 ▲당기순이익 3060억 원(비지배지분 포함) 이라고 밝혔다.
매출액은 원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자동차 부문 매출이 소폭 감소했지만, 금융과 기타 부문 매출이 성장세를 나타내며 전년 동기대비 1.0% 소폭 늘었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진=뉴스핌DB] |
반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76.0% 감소한 2889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률 역시 1.2%를 나타내며 전년 동기대비 3.8% 포인트 하락했다. 월드컵 마케팅 활동 확대 및 에어백 제어기 리콜, 엔진 진단 신기술(KSDS) 적용 등 일시적 비용 요인이 발생한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3분기는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둔화, 무역 갈등 우려 등 어려운 여건이 지속된 시기였다"며 "이러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브라질·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가 전년 동기 대비 10~20% 가량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외부적 요인들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예방안전을 위한 품질 활동 및 월드컵 마케팅 활동과 관련된 일시적 비용을 3분기에 반영한 부분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3분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0.3% 증가한 93만 7660대를 판매했다. 중국을 포함할 경우에는 전년 동기대비 0.5% 감소한 112만 1228대 판매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의 경우 3분기에는 일시적 수요 감소로 판매가 줄었으나, 올해 9월까지 누적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14.7% 늘어난 56만1152대를 기록했다.
국내시장에서는 싼타페 등 신형 SUV 판매 호조 지속에도 불구하고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대비 1.4% 줄어든 17만 1443대 판매 실적을 보였다.
해외시장의 경우에도 유럽 권역과 신흥시장 등에서의 판매 증가에도 불구, 북미 권역과 중국시장 판매 감소 등으로 전년 동기대비 0.4% 감소한 94만 9785대를 판매했다.
◆ 중·미 무역갈등에 車시장 불확실성 지속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 중미간 무역갈등 고조에 따른 글로벌 교역 부진과 선진국의 긴축기조 지속 등으로 자동차시장의 저성장이 심화되면서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현대차는 SUV, 고급차 등 수요가 증가하는 차급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강화하고 상품 경쟁력을 제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4분기 국내 EQ900 페이스리프트, 미국 G70 출시에 따라 제네시스 브랜드 판매 확대가 기대되는 것을 비롯해 내년부터 스마트스트림 및 3세대 플랫폼, 그리고 신규 디자인이 모두 적용된 신차가 본격 판매될 예정"이라며 "미국시장에서는 신형 싼타페 판매를 본격화하고 투싼 개조차를 출시하는 만큼 신형 SUV 중심으로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중국시장에서도 성수기인 4분기에 판매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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