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경제가 투자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급기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2.9% 달성이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가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고 기업의 기를 살리기 위한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이른 시일 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김동연 부총리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기재부 종합감사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2.9% 달성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가 수정 전망한 경제성장률 달성도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는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 3.0%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지난 7월 2.9%로 내려 잡았다.
경제성장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먼저 투자 부진이 꼽힌다. 투자가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몫이 크기 때문이다.
경제성장은 국내총생산(GDP) 증가로 측정한다. GDP는 소비와 투자, 정부, 순수출(수출-수입)로 구성된다. 이 중 투자의 경제성장 기여율은 48%에 달한다는 게 재정경제부(현 기재부) 차관을 역임한 김광림 의원(자유한국당) 설명이다. 투자가 부진하면 경제성장률이 추락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고형권 1차관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2018.10.25 yooksa@newspim.com |
문제는 설비투자가 6개월째 추락세라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지난 3월 이후 8월까지 6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다. 9월 통계는 발표 전이지만 설비투자 하락세는 이어진다고 전문가는 분석한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반적인 경기하락으로 설비투자는 급속도로 둔화할 전망"이라며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기업의 자금 조달비용 부담 상승 역시 투자 위축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불안 불안한 소비심리도 경제성장 제약 요인이다. 소비는 투자 다음으로 경제성장에 기여한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소비심리가 개선돼야 소매판매 등 향후 소비 지표도 양호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소비심리는 앞으로 더 얼어붙을 수 있다는 게 연구기관 분석이다. 통상마찰 심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LG경제연구원은 "고용 부진이 이어지면서 가계 구매력 증가세가 낮아질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무역갈등, 신흥국 외환위기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소비심리 개선도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금리상승으로 가계부채 상환 압력이 확대돼 가계 구맥을 제약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국내외 전문기관은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올해보다 더 낮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내놓은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2.6%로 올해(2.8%)보다 낮게 잡았다. LG경제연구원도 올해 성장률 2.8%에서 내년 2.5%로 확 낮췄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0.6%라고 발표했다. 한국은행이 전망한 올해 경제성장률은 2.7%다. 2.7%를 달성하려면 4분기 경제성장률은 0.82% 이상 나와야 한다는 게 한국은행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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