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취임 이래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하면서 중일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중국은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고 개혁개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5일 베이징에 도착한 아베 총리는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와 함께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 리셉션에 참석했다. 26일에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저녁 만찬을 함께한다. 양국 정상은 경제 및 국제 지역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 중일관계 개선, 금융 경제 산업분야 협력 강화 기대
신화사(新華社) 등 중국 매체들은 “댜오위다오(釣魚島, 센카쿠 열도)를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우던 중일 관계가 7년 만에 성사된 정상회담과 함께 해빙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년, 즉 ‘불혹’을 맞이한 양국이 긴장을 완화하고 공동 발전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주요 학자들은 다양한 각도에서 중일 관계 회복 및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황다후이(黃大慧) 런민대학교 교수는 “지난 5월 리커창 총리의 일본 방문에 이어 아베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면서 자유무역 발전, 지역 협력, 통화스와프 체결 등 성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26일 중국 인민은행은 일본은행과 2천억 위안(약 33조 원) 규모의 3년 만기 통화스와프 협정에 서명했다. 한쪽 국가에서 외화가 부족할 경우, 다른 한쪽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외화를 빌려다 쓸 수 있다.
왕신성(王新生) 베이징대학교 교수는 “일본은 소비둔화와 노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중국과 협력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참여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은 좋은 기회”라고 분석했다.
지난 2015년 중국이 처음으로 주창한 ‘제3방(제3국) 시장 협력’ 분야에서의 공동 협업 방안도 언급됐다.
☞제3방 시장 협력이란? 중국의 제조업 인프라 경쟁력을 제3국에 제공하면서 윈윈(win-win)하자는 발전 계획.
쑹즈융(宋誌勇) 상무부 아시아연구소장은 “중국의 가격 경쟁력과 일본의 기술을 결합하면 ‘제 3방 시장 협력’을 중심으로 직접투자 대외무역 투자협력 등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태국 방콕의 지하철(BTS) 공사가 첫 협력 사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회과학원은 “중국은 일본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라며 “지난해 양국의 교역 규모는 3000억 달러에 달하고 자동차 식품 등 분야에서 중국 시장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신화사=뉴스핌] 이미래 기자 = 25일 오후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리커창(李克強) 중국 총리와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 리셉션'에 참석, 2박 3일간의 중국 공식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2018.10.25. |
◆ 중일 협력으로 미중 무역전쟁 돌파구 찾겠다
미중 무역전쟁과 함께 글로벌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국과 일본이 자유무역의 수호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국 매체 펑황차이징(鳳凰財經)은 “비상시국(무역전쟁)에 아베 총리가 500명의 경제사절단이라는 큰 선물을 들고 중국을 방문했다”며 “모두 1000명에 달하는 양국의 관료, 학자, 기업인들이 에너지 금융 인터넷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 역시 사설에서 “지난 몇 년간 양국이 영토 분쟁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낭비했고, 그동안 다른 국가들이 이익을 가져갔다”며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바이장(楊伯江) 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부소장은 “중일 협력을 위해 ‘민감한 문제’를 두고 대립을 키우기보다는 먼저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의 믿음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저우융성(周永生) 외교학원 교수는 “(중국과 일본은) 중국 한국 일본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무역정책과 반대되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중국과 일본은 철강 자동차 등 분야에서 무역 협력을 늘려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26일) 아베 총리는 리커창 총리와 함께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중국은 역내 안보를 위한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양국은 대북 문제를 두고 협력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에 앞서 일본인 납북 문제 등 이슈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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