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중미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caravan)이 미국으로 북상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이유로 이들의 망명 신청권을 차단하는 행정명령과 국경폐쇄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복수의 미 행정부 관료 및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캐러밴의 입국을 막기 위한 모든 방안을 검토 중이며, 특히 2017년 초 무슬림 여행금지와 같은 행정명령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현행법에 따르면, 박해를 피해 자국을 떠난 외국 국적자들이 일단 미국 땅을 밟으면 망명 신청을 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국적법 212조항에 따른 권한을 이용해 미국의 국가이익에 반하거나 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로 특정 난민들을 망명 신청 부적격자로 지정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이라크, 시리아, 예멘 등 이슬람권 국적자의 난민 입국을 90일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나 법원의 잇따른 저지로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도 법원에서 반대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한편 CNN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캐러밴 입국을 막기 위해 800명 이상의 현역 군 병력을 파견해 주 방위군 전력을 강화하는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25일 보도했다.
군 병력은 이민자를 저지하는 임무에는 투입되지 않고 물류 및 의료 지원 및 장비 보금, 국경순찰대 지원 업무 등을 맡게 될 것이라고 CNN이 한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 국경 경비는 군대가 아닌 국경순찰대가 맡고 있으며 주 방위군이 국경경비를 지원하는 것은 드물지 않지만, 현역 군 병력이 남쪽 국경에 배치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미국 중간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문제를 핵심 사안으로 밀며, 연일 이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3일 2500명에 육박하는 온두라스 이민자들이 새로운 캐러밴을 조직해 과테말라를 출발해 멕시코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CNN은 캐러밴이 25일 오전 멕시코와 과테말라 국경에서 130km 가량 떨어진 마파스테펙에서 출발했으며, 수주 후에나 미국 국경에 도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미에서 미국으로 북상 중인 이민자 행렬 캐러밴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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