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아비 벤쇼산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회장(한국MSD 대표)이 리피오돌 공급 중단 사태와 다국적 제약사들의 약값 문제로 질타를 받았다.
아비 벤쇼산 신임 KRPIA 회장[사진=KRPIA] |
2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한 벤쇼산 회장은 "한국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며 "협회 회원사들이 한국 규제와 법을 보다 엄격하게 준수할 수 있도록 후속조치를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약가 문제 등을 문제 삼았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은 리피오돌 공급 중단 사태를 예로 들며 다국적 제약사들의 행태를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 간암 치료에 사용되는 조영제 '리피오돌'을 판매하는 게르베코리아는 앰플당 5만2560원인 리피오돌의 약값을 6배 인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게르베코리아는 약값이 인상되지 않을 경우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결국 건보공단은 한 달 넘게 협상을 진행한 끝에 급여 상한 금액을 19만원으로 정했다.
최 의원은 "제약사들이 신약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합리적 약값을 보장해야 하지만, 환자들을 볼모로 인질극을 벌여서는 안된다"며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윤을 위해 항암제들을 건강보험에 등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에 따르면 희귀의약품 318품목 중 유통되지 않은 의약품은 76품목(23.9%), 국내 미허가 의약품은 14품목(4.3%)이다. 희귀의약품 10개 중 3개는 국내 환자들이 구하기 어렵다.
벤쇼산 회장은 "KRPIA의 의무는 연구·개발(R&D) 최상의 결과가 환자에게 닿도록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에서 환자의 약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최 의원은 또 "최근 중국이 우리나라 보험 약가를 참조하겠다고 밝혔는데, 다국적 제약사들이 중국에서 유리하게 약값을 받기 위해 한국에 약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벤쇼산 회장은 "중국 정부가 제시하는 약값 관련 정책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KRPIA 협회장으로서 한국 환자들이 신약에 빠르게 접근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약값 책정 적정성도 도마에 올랐다.
기동민 의원은 "KRPIA 2017년 보고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에 싼 가격에 의약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각 나라의 약값 수준은 간단히 비교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한국의 약값 문제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며 "몇몇 나라는 이중가격을 채택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단일가 시스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실제 한국의 약값이 낮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다국적 제약사들이 한국의 약값이 낮다고 주장하며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의원들은 이러한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다국적 제약사들이 약값 원가, 영업비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 의원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약가 원가 등을 소비자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벤쇼산 회장은 "각 다국적 제약사들이 이러한 내용을 동의하는지 발언할 권리가 없다"고 했다.
다만 베쇼산 회장은 다국적 제약사들의 세금 탈루 여부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최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세금 및 지출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이를 살펴보고 후속 조치를 따로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