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수습기자 = 태풍 ‘위투’로 사이판에 고립된 국민 긴급 이송을 위해 현지에 파견됐던 공군 수송기가 긴급 공수임무를 마치고 31일 귀국한다.
공군은 이날 “공군 C-130H 수송기가 31일 오후 3시 50분에 김해기지로 도착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풍 '위투'가 할퀴고 지나간 사이판 국제공항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지난 25일(현지시간) 서태평양 미국령 사이판섬은 제26호 태풍 ‘위투’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 태풍으로 섬 전체가 정전이 되고 사람이 죽거나 다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한국인 1700여명도 이 섬에 발이 묶였다.
이에 공군은 27일 새벽 3시경 바로 사이판으로 수송기를 전개해 한국인 긴급 이송을 시작했다. 사이판과 괌 공항을 오가며 27일 2차례 161명, 28일 4차례 327명, 29일 4차례 311명 등 총 799명의 국민을 안전하게 이송하고 긴급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공군 관계자는 “괌에서 사이판으로는 긴급 구호물자를, 사이판에서 괌으로는 국민들을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공군은 현지 상황으로 인해 관제 지원도 없이 오로지 시계 비행으로만 수송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공군 관계자는 “도착 당시 사이판 공항은 태풍으로 인해 공항 기본 시설물뿐 아니라 항행안전시설이 거의 파괴돼 있었고 잔해물도 활주로 주변에 그대로 있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심지어 관제탑 창문도 파손되고 현지 근무자들이 활주로 옆에 책상을 내어 놓고 근무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관제지원은 처음부터 기대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공군 조종사들은 육안에만 의존한 시계 비행으로 사이판 공항에 이‧착륙해야 했고, 이후 모든 임무도 관제 지원 없이 진행됐다”고 털어놨다.
지난 26일 인도네시아 팔루 지진 피해 구호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온 공군 제251전술공수비행대대 [사진=공군] |
공군에 따르면 임무 요원들은 끼니도 잊은 채 긴급 수송 업무를 수행했다.
공군 관계자는 “현지 등화시설이 파손돼 야간비행이 불가능했고 때문에 제한된 시간에만 비행을 할 수 있었다”며 “이런 사정으로 인해 임무요원들은 27일 새벽(한국시간) 급파된 후 그날 밤 9시(현지시간)가 돼서야 첫 식사를 할 수 있었고 이후 끼니도 비행 중에 빵, 나나나로 해결했다”고 전했다.
공군 관계자는 공군 장병들이 열악한 상황에도 최선을 다해 ‘국민 안전 수송’ 임무를 완수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장병들은 비행피로도가 누적된 상황에서도 최대한 많은 국민들을 안전하게 수송하기 위해 쉬지 않고 임무를 수행했다”며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공군이 진행해 온 여러 훈련 덕분”이라고 말했다.
공군은 평소 악기상하 계기비행 훈련, 시계비행 및 단거리 전술 이‧착륙 훈련, 비상활주로 접근훈련, 비정상 기지 이‧착륙 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공군은 이뿐만 아니라 레드 플레그 알래스카(Red-Flag-Alaska), 콥 노스(COPE North) 등 다국적 해외 훈련에 참가한 노하우와 긴급 해외 공수 경험 등을 바탕으로 언제 어디서든 재난‧재해지역에 대한 인도주의적 구호임무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임무의 통제관인 안효삼 공군 중령(제251전술공수비행대대장)은 “임무 여건이나 사이판 공항 상황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면서도 “타국에서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생각하며 오로지 임무에만 집중했고, 평소 실전적 훈련을 통해 다진 기량을 바탕으로 우리 국민 안전에 기여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