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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사태로 사우디 왕실 권력구도 재편 조짐...국왕 친동생 귀국

기사등록 : 2018-11-0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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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 왕세자가 사우디 출신 유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가운데, 자진 망명 중이던 사우디 국왕의 동생이 돌연 귀국해 사우디 왕실 내 권력구도가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사회의 관심이 빈 살만 왕세자에게 몰려 있는 만큼, 그에게 몰려 있는 권력을 왕실 고위 인사들에게 다시 분산시켜 합의에 기반한 전통적 통치 방식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의 동생 아흐마드 빈 압둘아지즈(76) 왕자가 수개월 간의 자진 영국 망명 생활을 마치고 지난 27일(현지시간) 사우디로 귀국했다.

아흐마드 왕자는 현재 유일하게 생존 중인 살만 국왕의 친형제지만, 살만 국왕이 지난 2017년 왕위 계승 서열 1위였던 조카 무함마드 빈 나예프를 축출하고 자신의 아들 빈 살만을 왕세자 자리 등극시킨 데 대해 아흐마드 왕자가 반대하면서 형제 사이가 틀어졌다.

또한 아흐마드 왕자는 사우디의 예멘 내전 개입에 대해서도 살만 국왕과 빈 살만 왕세자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돼 국제사회를 놀라게 한 적도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한 외교관은 “아흐마드 왕자의 귀환은 왕실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전통적인 통치 방식을 되살리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 이달 초 왕실 원로들이 카슈끄지 사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빈 살만 왕세자에게 집중된 권력을 왕실 원로들에게 분산해 그의 독주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그간 국가수비대와 내무부를 손에 쥐고 1인자로 군림해 왔다.

아흐마드가 체포·구금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귀국한 것은 서방 정부뿐 아니라 살만 국왕으로부터 안전을 미리 보장 받았기 때문이라고 FT는 전했다. 아흐마드 귀국 시 빈 살만 왕세자가 직접 공항에 나가 맞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전문가 닐 패트릭은 “아흐메드는 장차 자신과 같은 원로들이 더 많은 권한을 받을 것이라 기대하는 듯하다. 안보 관련 직책이 그에게 주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는 단순히 권력을 분산하려는 것이 아니라 위기에 맞서 왕실의 변화와 단합력을 보여주려는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논평으로 유명했던 카슈끄지는 지난 10월 2일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이후 종적이 사라졌다. 터키 수사당국은 사우디 왕실의 지시를 받은 암살단이 총영사관 내에서 그를 고문, 살해하고 시신을 절단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오디오 파일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우디 측은 당초 카슈끄지가 제 발로 총영사관을 나갔다고 주장했으나, 파장이 확산되자 입장을 바꿔 심문 과정에서 몸싸움 도중 우발적으로 사망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하겠다며 사우디 왕실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가, 다시 계획된 살인이라고 말을 바꿨다.

시위대가 자말 카슈끄지 죽음의 진상을 밝히라며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 밖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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