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최근 고용증가세 둔화와 청년실업 증가,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등 고용의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고용구조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4일 '우리나라 고용구조의 특징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청년실업 증
가, 고용 증가세 둔화는 우리경제가 성장하면서 오랜 기간 쌓여온 구조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리나라 고용 구조에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문제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청년실업 △여성고용 △과도한 자영업 비중 을 꼽았다.
세종정부청사 고용노동부 전경. 2018.07.23 [사진=뉴스핌DB] |
노동시장은 대기업과 정규직 노동자로 구성된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 또는 비정규직의 2차 노동시장으로 구분된다. 1차 노동시장 근로자(10.7%)의 임금 및 근속 년수는 2차 노동시장 근로자(89.3%)에 비해 각각 1.8배, 2.3배 수준이다. 또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1년 6개월 초과 근속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율(2016년)은 16.8%로 크게 낮다.
한은은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된 배경에 대해 "글로벌화에 따른 경쟁 심화, 대기업 우위의 원․하청관계, 대․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기업규모별 노동조합의 교섭력 격차 및 기업단위 노사협상 등의 제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청년 실업 증가는 구조적 실업의 측면이 강하고 구직기간이 장기화되고 있다. 대졸자 등 고학력자 중심으로 실업이 증가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는 청년층이 원하는 일자리와 경제가 공급하는 일자리 간의 미스매치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1990년대 이후 대학진학률 상승으로 대졸자들이 크게 증가한 반면 노동시장 이중구조화로 1차 노동시장 규모가 늘지 않은 데다 대졸자들의 2차 노동시장 기피현상이 심화되면서 실업과 구직기간이 증가했다.
또한 OECD 국가 중 한국 노동시장의 여성고용이 크게 부진한 점도 지적했다. 우리나라 대졸 이상 여성들의 남녀 고용률 갭은 26%p로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 대기업·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에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 비중도 남성 근로자(13.9%)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6.6%에 불과하다.
한은은 "결혼·출산 이후 뚜렷한 경력단절과 가정과 직장생활을 병행하기 어렵게 하는 제도 및 문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졸자 중심의 청년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 및 고용 지원서비스 제도를 개선하는 한편 출산휴가, 육아휴직 지원 내실화, 보육시설 확충 등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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