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우리나라가 미국의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 예외국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정유업계에선 수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아직 미국 정부가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데다 허용 물량 등도 불확실한 상태여서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5일 정유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미국 동부시간) 이란의 원유 금수를 골자로 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가 발동됐으나 우리나라는 예외 인정 국가에 포함됐다. 로이터통신 등은 우리나라 정부 관리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미국의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에서 면제된다면 앞으로 최대 180일 동안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게 된다. 미국 정부는 이날 오후 10시30분(현지시각 오전 8시30분) 예외 인정 국가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우리나라가 예외국으로 인정받을 거란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정유업계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 이란에 대한 1단계 제재를 재개한 지난 8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해 왔다. 현재는 수입선 다변화 등을 통해 미국이나 아프리카 등에서 해당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중이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예외국으로 인정받으면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을 검토할 수 있는 원유가 이란산까지 확대되게 된다"며 "다양한 국가의 원유 수입을 검토해볼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아직 물량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아예 수입을 못하는 것보다 낫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경제성 등을 고려해 수입 재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계약이 다 끝난 상태여서 계약 협상도 해야 되고 보험이나 은행 등 금융 관련 문제들이 남아 있다"며 "그런 것들을 다 고려했을 때 도입할 만한 경제성이 돼야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은 이란산 원유, 특히 그 중에서도 초경질유인 콘덴세이트를 선호해왔다. 다른 산유국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데다 국내 생산 설비와도 잘 맞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란산 원유는 정유사들이 원가를 낮추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지로 꼽혀왔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한시적으로나마 이란산 원유 금수 조치 예외국으로 인정 받는다면 국내 업체들은 수입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월 미국의 제재가 본격화되기 전까지 국내에서는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 현대오일뱅크, 현대케미칼, 한화토탈 등이 이란에서 원유를 들여왔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이란산 원유수입량은 1억4787만 배럴로, 전체 수입량 11억1817만 배럴의 13.2%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3억1922만 배럴)와 쿠웨이트(1억6037만 배럴)에 이어 세 번째로 수입량이 많았다. 이중 70% 가량이 콘덴세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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