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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당, 트럼프 압박 시작 ‘탈세의혹·러스캔들’ 정조준

기사등록 : 2018-11-0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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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중간선거로 8년 만에 미국 연방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독주에 강력한 제동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혈전’ 위협을 가뿐하게 제치고 7일(현지시각) 행정부에 대한 의회 차원의 조사를 약속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에겐 (행정부를) 감독할 헌법상의 책임이 있다”며, 이것은 “싸울거리를 찾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필요를 느낀다면 그렇게 할 것이란 뜻”이라고 강조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하원 탈환이 확실시 된 이후 승리 연설을 하는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중간선거 개표 결과 민주당은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아직 일부 지역에서 개표가 진행되고 있긴 하나 민주당은 하원 전체 423석의 과반인 218석을 훌쩍 넘긴 의석을 확보했다. 상원은 여당인 공화당이 과반을 넘겨 다수당 지위를 지켰다. 여야가 의회 권력을 나눠 갖는 구도가 형성됐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의혹, 개인사업과 정책 간 이해충돌 가능성, 러시아 스캔들 등에 대한 조사를 본격 밀어붙일 전망이다. 어떻게 추진될지 구체적인 윤곽은 나오진 않았으나 펠로시 대표는 “한 가지는 확실히 안심해도 된다. 어떤 길로 들어서든, 우리는 스스로 무슨 일을 하는 지 인지하고, 제대로 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열린 중간선거 기자회견에서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기대한다면서도 야당이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을 경우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받는 혐의에 대한 민주당의 수사 시도를 비난하며, 상원 민주당에 대한 보복 조사를 촉구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쌍방이 칼날을 들이미는 것이 “서로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라며, “국정운영이 중단될 것이고 나는 그들을 비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당에 엄포를 놓긴 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원 조사 지시 권한은 없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은 이와 관련한 로이터 질문에 대답을 회피했다.

트럼프 정부 들어 공화당이 양원을 모두 장악한 탓에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야당의 ‘통제’를 맞닥뜨려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다르다. 민주당 측은 공화당이 더 이상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럴드 나들러(뉴욕주) 민주당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미국인들이 중간선거로 “정부에 책임을 묻고, 의회에 바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점이 마음에 들지 않을지 모르겠으나 그의 행정부는 미국 법과 우리 국민들에게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날선 대립은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간 어떤 일이 닥칠 지 보여주는 예고편이나 다름없다. 나들러 의원을 비롯해 엘리야 커밍스, 아담 쉬프, 맥신 워터스 등 그간 ‘트럼프 저격수’를 자처한 민주당 고위 인사들은 내년 주요 하원 의원회를 맡을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조사도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 위원회는 트럼프 선거캠프 중진들로부터 증언을 확보하고, 행정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거나 필요시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됐다. 

커밍스 의원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혈세 낭비, 사기, 권력남용 혐의 등을 집중 조명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백악관은 ‘행정적 특권’을 내세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며, 양측 공방은 법정 싸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 “조사 신경쓰지 않는다”던 백악관, 이튿날 세션스 장관 해임

일단 백악관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조사가 아닌 현안에 집중하는 이(의원)들을 선호한다”며 “대통령은 어떤 것(조사)도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당 공격의 첫 시작은 차기 하원 세입위원장이 유력한 리차드 닐 민주당 하원의원이 펼칠 전망이다. 닐 의원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기록을 요구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국세청(IRS) 회계감사 탓에 납세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미 현행법상 대통령이 납세 내역을 공개할 의무는 없으나, 기록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집은 각종 의혹에 휩싸여 있다. 

쉬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 자금 세탁 및 러시아의 유착 관계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워터스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독일 도이치뱅크 간 모종의 관계에 대한 구체적인 해명 등을 요구해 왔다. 

나들러 의원 측은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까지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수사가 ‘마녀사냥’이라며 러시아 유착설을 전면 부인하나, 나들러 의원은 어떤 탄핵 시도든 대통령 지지세력조차 뒤집지 못할 강력한 증거에 기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뮬러 특검 수사로 사이가 틀어진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사실상 해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세션스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사직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의 잘못된 처신에서 불필요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그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표출해왔다. 

민주당 의원들은 세션스 장관의 사임은 트럼프가 뮬러 수사에 개입하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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