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12일 청와대가 북한에 제주 귤 200톤을 보낸 것을 두고 귤 뿐 아니라 다른 무언가도 함께 들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DJ(김대중 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에 송금한 전력을 거론하며 이번에도 돈뭉치가 들어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홍 전 대표가 뻔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태극기 부대 등 보수층을 의식해 가짜뉴스의 소스를 제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출처=홍준표 전 대표 페이스북> |
지난 11일 청와대가 북한산 송이버섯 2톤을 선물로 받은 것에 대한 답례로 제주산 귤 200톤을 북한에 보냈다고 밝히자,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군 수송기로 북에 보냈다는 귤상자 속에 귤만 들어 있다고 믿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그들은 남북 정상 회담의 대가로 수억 달러를 북에 송금 한 전력도 있었습니다."라며 "최근에는 유엔제제를 무시하고 석탄을 몰래 거래 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김익환 바른미래당 부대변인은 "홍 전 대표의 시각이 독특하다"며 "귤상자를 보낸다고 하니 과거 기득권 부패 정치인들이 사과 박스에 돈을 넣고 은밀한 거래를 했던 것처럼 검은 돈이라도 넣었을 거라고 생각하는가?"라고 말했다.
이에 홍 전 대표는 DJ 시절의 청와대 고위층 일화를 소개하며 "의심 받을 만한 위험한 불장난은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라고 반박했다.
홍 전대표의 귤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선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선 홍 전 대표가 의도적으로 가짜뉴스가 유통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한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본인은 추정의 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를 근거로 노년층을 중심으로 가짜뉴스가 생성·유통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광수 부산외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전 대표가 좌표 찍어 보냈으니, 이제 노인층에게 그 안에 달러 뭉치가 얼마만큼 들었느니 금이 얼마만큼 들었느니 하는 가짜뉴스가 빠른 시일 내에 유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귤 선물을 두고 과도한 문제제기나 가짜뉴스 수준의 근거 없는 의혹과 억측을 쏟아내는 행태는 저급하고 백해무익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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