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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덜 팔려도 애플은 플랜B 있다…문제는 부품회사

기사등록 : 2018-11-13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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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아이폰의 현저한 수요 둔화에 애플의 주가가 최근 급격히 하락했다. 그러나 아이폰 수요 둔화 문제가 애플보다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에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폰[사진=로이터 뉴스핌]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아이폰 수요가 감소하면서 애플은 플랜B가 있지만,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들은 대책이 없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 등 제품에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스트리밍 음악과 디지털 비디오, 데이터 저장 등 서비스 제공을 통해 매출액을 늘릴 수 있지만, 아이폰에 들어가는 부품 공급업체들은 아이폰 판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이 같은 우려는 주가의 반응으로 나타났다. 전날 매출의 절반 이상을 애플에서 창출하는 재팬 디스플레이의 주가는 9.5% 급락했다. 아이폰 페이스ID 센서를 공급하는 루멘텀 홀딩스의 주가는 30%나 추락했다. 최대 아이폰 조립 회사인 대만 폭스콘의 주가는 5년간 최저치로 떨어졌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우진호 애널리스트는 “공급업체들은 애플보다 (아이폰) 판매량에 더 의존적”이라면서 “이것은 나머지 공급망에 증가하는 위험을 키운다”고 판단했다.

◆ 애플, 아이폰 가격 인상·서비스 집중 플랜B

아이폰의 수요 둔화를 일찌감치 예상한 애플은 더 비싼 아이폰에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안면인식과 선명한 화면 등 새로운 기능을 신제품에 탑재해왔다. 루멘텀이 공급하는 3D 센서 부품가 들어가는 아이폰은 보통 1000달러가 넘지만 일단 판매되면 공급업체는 일회성 비용을 지불받는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한 대에서 수백 달러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애플은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아이폰 판매량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지만, 해당 사업에서의 매출은 1년 전보다 29%나 급증했다.

새로운 고가 아이폰에 대한 수요가 줄면 애플은 부품 주문을 줄이거나 출하를 미뤄 공급업체에 많은 재고를 안겨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애플은 부품 가격 협상에서 더욱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애플은 점점 더 각 분기에 판매되는 아이폰의 판매 대수보다 이미 판매된 13억 대의 기기의 기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 때문에 애플은 기존 고객을 더 만족시키기 위한 변화를 추진해 왔다.

룹 벤처스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애플은 더는 전통적인 하드웨어 회사가 아니다”면서 “애플의 투자 패러다임은 제품 판매에서 더욱 예측 가능한 서비스 중심 사업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애플은 아이폰 사용시장을 연장했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새 아이폰을 구입하려는 유인을 줄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것이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에 더욱 불길한 징조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 애플은 배터리 문제를 피하기 위해 일부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의도적으로 느리게 했다고 확인했다. 논란이 일자 애플은 저렴한 배터리 업그레이드를 제공해 많은 아이폰의 수명을 연장했다.

최근 애플이 배포한 새로운 운영체제 iOS12의 특성도 애플의 변화한 전략을 보여준다. iOS12는 2013년에 판매된 제품을 비롯해 총 28개의 애플 기기를 지원한다. 이전 iOS 업그레이드가 최근 몇 년간의 기기를 지원했던 것과 큰 차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속도를 빠르게 하는 데 우선순위를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운영체제로 구형 아이폰은 카메라 앱을 기존보다 70% 빠르게 열 수 있고 키보드도 50% 빨라졌다.

샌퍼드 C. 번스타인 앤 코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더 오래가는 제품은 더 높은 소비자 만족으로 이어지고 잠재적으로 애플이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게 하며 애플의 환경에 대한 목표 달성을 도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이로써 아이폰의 교체 주기가 6개월 더 긴 3.2년으로 늘어 3년간 판매량이 매해 6%씩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폰이 더 오래가면 사용자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구독해 애플에 더 많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서비스는 아이폰 부품업체에는 추가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

한편 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이날 아이폰의 판매량이 당초 예상보다 6%가량 적을 것으로 전망하고 애플의 목표 주가를 222달러에서 209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은 보고서에서 “우리는 새 아이폰 모델에 대한 최종 수요가 악화하는 것을 우려한다”고 설명했다.

 

mj722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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