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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금 고갈되면 세금 투입하자"는 김연명式 국민연금 개혁

기사등록 : 2018-1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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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대체율 50%·보험료 인상 최소화 주장
연금고갈시 세금 투입 등도 소신
미래세대 부담·일부에 혜택 집중 지적
국회서 "학자로서 소신이었을 뿐" 해명

[서울=뉴스핌] 김홍군 기자 = “소득대체율 올린다고 후세대의 허리가 휘거나 나라가 망하는 것도 아니다.”

김연명 신임 청와대 사회수석이 2015년 언론에 기고한 글에서 밝힌 국민연금에 대한 소신이다.

김 수석은 ‘재정 안정’ 보다 ‘노후소득 보장’을 중시하는 대표적인 연금 전문가로, 정부의 국민연금 개편이 보험료 인상은 최소화하면서 소득대체율(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은 높이는 쪽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는 지난 7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고한 국민연금 개편안에 퇴짜를 놓은 문재인 대통령의 뜻과도 사실상 같다. 문 대통령은 “보험료 인상이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며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박 장관이 보고한 정부 개편안에는 보험료를 현재 9%에서 15%로 올리는 방안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 [사진=청와대]

김 수석은 그동안 일관되게 소득대체율 50%를 주장해 왔다. 그는 지난 10월 인터넷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국민연금제도발전위원회)조정안에 소득대체율을 45%로 고정시켜야 한다는 안도 나왔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50% 수준까지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대체율이)40% 수준일 때 평균 가입기간 24년이라면 1인당 받게되는 연금액이 54만원이다”며 “50% 수준으로 올리면 65만원으로 올라 1인당 10만원 정도 더 많은 연금이 지급된다”고 덧붙였다.

2020년까지 40%로 떨어지게 돼 있는 소득대체율을 현재의 45%를 넘어 50%까지 끌어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보험료 인상은 청와대와 마찬가지로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수석은 같은 인터뷰에서 “지금 국민연금 수준으로는 중산층도 최소한의 품위를 갖고 살 수가 없다”며 “제대로 된 연금 받으려면 국민께서도 2~3%p 정도의 보험료를 더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득대체율을 높이려면 국민도 돈을 더 내야한다는 얘기지만, 보험료 인상폭은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수준보다 훨씬 낮은 2~3%를 제시한 것이다.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1% 보험료 인상을 주장하기도 했다.

김 수석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품위에 필요한 연금은 100만원이다. 그는 앞서 기고한 글에서 “우리나라 노인들은 부부가 월 160만원이면 최소한의 생활이 가능하고 225만원 정도면 적정한 생활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공적연금으로 최소 100만원이 보장되고, 나머지 60만원은 다른 방식으로 조달하면 품위를 지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김 수석의 소신대로라면 국민들이 부담하는 보험료 인상은 최소화하면서 노후에 받는 연금은 높여 최소한의 품위를 유지하도록 국민연금이 역할을 해야하는 셈이다.

김 수석은 연금고갈 등 국민연금 재정에 대한 입장도 확고하다. 그는 “독일의 경우 보험료로 걷어들이는 액수는 GEP 대비 7.5%이고, 나머지 3.5%는 일반 세금으로 충당해서 노인에게 연금으로 주고 있다”고 밝혔다.

연금 부과방식을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를 적립해 연금을 지급하는 '적립식'에서 그해 걷은 보험료로 연금을 지급하는 '부과식'으로 바꾸고, 부족한 재정은 세금으로 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이번 국민연금 개편에서 국가의 지급보장의무를 명문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한 연금 전문가는 “기금이 고갈될 때까지 다 쓰고, 이후에는 세금을 걷어서 해결하자는 것으로, 미래세대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혜택도 양대 노총에 소속된 대기업 노조에 집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연금 전문가는 "국민연금을 부과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향후 보험율이 30% 이상으로 올라가고, 이를 보전하려면 막대한 세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수석은 1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학자로서의 개인적 소신은 정책 결정자의 위치로 가면 탄력적으로 여러 상황을 종합해 봐야 한다"며 입장변화 가능성을 밝혔다.

 

kilu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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