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13일(현지시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유가가 12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자 시장에서는 유가 하락 속도가 과도하다는 진단도 나왔지만, 여전히 하락 재료가 우세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원유 채굴장비[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24달러(7.1%) 급락한 55.69달러에 마감해 약 1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락폭도 2015년 9월 이후 가장 컸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월물은 4.65달러(6.6%) 내린 65.47달러를 기록했다.
12거래일 연속 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자 많은 시장 참가자들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시장에 만연한 하락 재료로 매수할 근거를 찾지 못했을 뿐더러 마치 뱅크런과 같이 가격이 무너지고 있다는 게 투자자들의 전언이다.
미즈호 증권의 밥 야거 에너지 선물 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12일 연속은 정말 미쳤다”면서 “그러나 여러가지 재료가 시장을 압박한다”고 전했다.
16개월간 최고치로 오른 달러화 가치도 달러화로 표시되는 유가를 압박했다. 이날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장중 내림세로 전환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매파적인 정책 기조 등으로 당분간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자들은 달러 매수 포지션을 취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원유 수요가 내년 하루 129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해 기존 전망치보다 하루 7만 배럴 하향 조정했다. 반면 공급량은 하루 12만7000배럴 증가한 329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애널리스트는 “OPEC은 수요 전망치를 낮췄고 이것은 감산의 이유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OPEC이 하루 100만 배럴을 감산해야 한다는 기술적 분석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별도로 사우디는 계절적 수요 감소를 감안해 내달부터 하루 50만 배럴을 줄일 예정이다.
야거 이사는 사우디가 감산을 결정했지만, 이것은 사상 최대치로 증가한 미국의 하루 1160만 배럴 산유량으로 상쇄됐다고 진단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와 OPEC의 감산 검토를 의식해 “감산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압박했다. 상승하던 유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핑계 삼아 재차 하락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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