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학준 수습기자 = 법원이 북한에 있는 가족을 만나러 갔다 간첩 누명을 써 18년 동안 복역한 양모 씨에 대한 재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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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1부(김인겸 부장판사)는 14일 국가보안법위반과 반공법위반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양 씨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일부 혐의는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에 의한 것 등 무죄로 판단했으나 북한의 지령을 받고 북한에 간 사실은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 씨의 형이 북한 공작원이었고, 북한에 가자는 형의 제안이 북한 지령인 줄 알면서도 북한으로 간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피고인의 학력, 경력, 진술, 경위 등을 볼 때 원심의 판단이 적절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양 씨는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양 씨 측은 "양 씨의 형이 당시 야구대표단 단장으로 서울에 출입국한 민간 자료를 증거로 제시했다"며 "친형이 북한 공작원이 아니었다는 게 증거로 있음에도 항소를 기각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 씨 측은 "추후 논의 후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1974년 양 씨가 북한의 지령을 받고 북한 공작원으로 지목된 큰형과 함께 북한에 넘어가 공작원 교육을 받고 간첩 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양 씨를 기소했다.
같은 해 서울형사지방법원은 양 씨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양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양 씨는 항소를 거쳐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양 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양 씨는 18년의 복역생활을 마치고 출소한 후 14년만에 당시 자백이 고문에 의한 허위 자백이었다고 주장하며 재심을 청구했다. 양 씨는 "형제가 보고 싶어 북한에 간 것일 뿐 북한의 지령을 받거나 간첩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는 "양 씨 검거 당시 수사관이 강제연행을 했고, 구속영장 발부 및 집행 전까지 구금된 상태로 조사를 받았다"며 "양 씨의 재심청구는 이유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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