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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채운 쿠팡, 롯데·신세계와 이커머스 ‘머니게임’ 점입가경

기사등록 : 2018-11-2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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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도 뛰어들며 이미 헤게모니 쟁탈전 예고돼
쿠팡 "롯켓배송 고도화, 물류센터 확대, 플랫폼-결제 혁신"

[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고객이 점점 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도록 만들겠다.”

김범석 쿠팡 대표의 야심찬 포부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대규모 투자금으로 화답했다. 쿠팡은 이번 투자 유치로 자금난에 숨통을 틔는 동시에 ‘계획된 적자’ 성장 전략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유통 대기업까지 뛰어든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쿠팡이 손정의 회장의 바람대로 시장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을 지에 여부에 쏠린다.

그간 쿠팡의 미래에 의문부호가 달린 이유는 대규모 적자 때문이다. 쿠팡의 누적적자 규모는 2015년부터 지난 3년간 1조745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63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처했다가 잇단 자금수혈로 겨우 한숨 돌렸다. 소프트뱅크로부터 받은 1조원 규모의 투자금도 대부분 바닥났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로이터 뉴스핌]

추가 자금 투입이 절실한 시점에서 쿠팡은 또 한 번 저력을 보였다. 20일 쿠팡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약 2조25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2015년 소프트뱅크가 단행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의 투자 이후 이뤄진 대규모 투자다.

손정의 회장은 쿠팡의 성장성에 과감히 베팅했다. 지난 2014년 3485억원에 불과했던 쿠팡의 매출은 2015년 1조1338억원, 지난해 2조6814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매출 5조원을 바라본다.

손 회장은 이번 투자 결정과 함께 "김범석 쿠팡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며 "고객들에게 계속해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쿠팡과 손잡게 돼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쿠팡은 적자 리스크를 안더라도 사업 인프라 확장에 주력해 온 기존의 경영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쿠팡은 이번 투자를 통해 데이터와 물류, 페이먼트 기술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이번에 확보한 실탄을 가지고 로켓배송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신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물류센터 규모를 내년까지 2배 이상으로 늘리고 클라우드 플랫폼과 결제시스템에도 차별화된 혁신 모델을 선보일 방침이다.

쿠팡의 원터치 결제 서비스[사진=쿠팡]

쿠팡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으로 성장한 쿠팡의 다음 단계는 ‘컨슈머 인터넷기업’이다. IT 분야 생태계를 장악해 미국의 아마존처럼 상거래부터 물류, 생활서비스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종합 인터넷 혁신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쿠팡이 든든한 지원군을 등에 업고 공격적 경영에 나선 만큼, 기존 이커머스 업체는 물론 롯데·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과의 한 판 승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롯데는 각 계열사별로 산재한 8개 온라인몰을 통합,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붙인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롯데쇼핑 주도로 신설했다. 롯데 역시 이커머스 사업에 3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할 방침이다. 그룹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오는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 업계 선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다.

신세계도 이마트와 백화점으로 나뉜 온라인 사업부문을 통합해 내년 초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 일명 ‘쓱닷컴’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글로벌 투자회사인 블루런벤처스(BRV)로부터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도 확정지었다. 신세계는 쓱닷컴을 2023년까지 매출 10조원 규모의 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물류 및 배송 인프라와 상품 경쟁력, IT기술 향상에 총 1조7000억을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사업에 계속해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누군가는 미국의 아마존처럼 절대 강자가 돼 훗날 이커머스 시장을 독식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며, “아직은 어떤 업체의 모델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지만 손정의라는 검증된 파트너의 확실한 지지를 재확인했다는 측면에서 이번 쿠팡의 투자 유치가 시장에 상당한 충격파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각 사 제공]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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