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대만 차이잉원 총통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참패하자 당주석에서 사임하겠다고 발표했다.
CNN방송은 대만중앙통신(CNA)을 인용해 차이 총통이 이날 저녁 민진당 본부에서 열린 연설에서 민진당의 실망스러운 성과에 대해 지지자들에게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또 그가 사임을 통해 당의 패배에 전적인 책임을 졌다고 전했다. 25일 현재까지도 일부 지역 투표 결과는 집계되고 있다.
당 대표에서 사퇴했지만 총통직은 남은 임기 동안 유지할 전망이다. 차기 총통 선거는 2020년 1월 예정돼 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의 첫 여성 총통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민진당은 지지 기반인 타이중시(市)와 가오슝시의 시장직 투표에서 중국국민당(국민당)에 패배했다. 야당인 국민당은 친(親)중국 성향을 띤다. 타이중시는 대만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곳이며 가오슝시는 민진당이 20년간 장악해온 지역이다.
국민당 후보는 타이중과 가오슝 시장직뿐 아니라 이란현(縣)과 창화현, 윈린현 현장직 투표에서도 승리를 선언했다. 타이중시와 가오슝시뿐 아니라 이 3곳 모두 민주당의 강력한 지지 기반으로 여겨지는 곳이다.
이에 따라 민진당은 이번 선거로 전체 22개 현·시의 수장 자리가 선거 전 13개에서 6개로 줄었다. 국민당은 6석에서 최소 15석으로 늘어나 전세가 역전됐다.
이번 지방선거는 차기 총통 선거를 불과 1년여 앞두고 실시된 만큼 차이 정권의 중간 선거 성격을 띤다. 차이 총통은 2016년 취임한 뒤로부터 중국으로부터의 대만 독립을 옹호해왔다. 이번 선거 결과는 중국을 기쁘게 할 것 같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같은 선거 결과는 중국 친화적인 국민당과 민진당 당내 차이 총통 반대 세력을 더 대담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된 국민투표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타이완(대만)'으로 참가하는 데 동의하느냐는 사안에 대해 대다수의 유권자가 반대했다.
대만 매체 '포커스타이완'은 25일 오전 2시 20분 기준 유효 투표수 1051만표가 집계된 가운데 반대가 55%, 찬성이 44%였다고 전했다.
관심을 모았던 동성결혼안 역시 부결됐다. 올림픽 출전 국명 변경과 동성결혼 허용 여부를 비롯해 에너지 정책 등 총 10개 사안이 투표에 부쳐졌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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