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華為) 샤오미(小米)는 물론 메이주(魅族) 등 무명업체들에게 까지 밀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시노(SINO, 賽諾)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384만 대로 전체의 8위에 그쳤다. 1위인 오포(OPPO, 3813만 대)와는 10배 가까이 차이를 보인 것.
삼성의 이런 실적은 후발 스마트폰 제조사인 메이주에게도 크게 뒤지는 성적이다. 21징지왕(21經濟網)은 “올 상반기 메이주 판매량은698만대를 기록했다”며 “한때 중국 휴대폰시장의 최대 강자였던 삼성은 메이주의 절반을 조금 넘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삼성의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4년 전 20%대에서 1%까지 하락했다. 21징지왕은 “상위권에서 다투던 삼성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며 “삼성폰이 중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딩리강(項立剛) 시장 분석가는 “실적 악화, 경쟁력 저하가 계속되면서 안팎으로 곤경에 처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중국 로컬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급속히 높아진 점을 꼽았다.
딩 분석가는 “화웨이 오포 샤오미 등 브랜드가 보급형부터 프리미엄까지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며 “삼성의 중국 영엽 부진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중국 토종업체들의 브랜드가 최근들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업계는 “간신히 1위 자리는 지켰으나 2위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분기 22%, 2분기 20%, 3분기 19%로 하락세를 유지했다.
아이루이왕(艾瑞網,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제2의 중국 시장’으로 불리는 인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3분기 점유율 23%를 차지, 2위에 그쳤다. 1위는 샤오미(27%)가 차지했다.
또 오랜 기간 1위를 유지해온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점유율 19% 기록, 2위인 화웨이 계열의 아너(honor, 榮耀)에 1% 차이로 바짝 추격당했다. 지난 1년간 화웨이 서브 브랜드인 아너는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1750%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384만 대로 전체의 8위를 차지했다 [사진=바이두] |
딩리강 분석가는 “삼성전자에게 남은 길은 중저가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것과 신흥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라며 “내년 출하 계획인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이 지금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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