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임신 중 예방접종을 받는 것만으로 태어날 아기의 알레르기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일본 국립성육연구센터 등이 참가한 연구팀이 쥐 실험에서 확인해 발표했다고 27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이 방법을 사람에게 적용할 경우 꽃가루 알레르기나 식품 알레르기, 천식, 아토피성 피부염 등을 방지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사람에게도 효과를 확인해 수년 이내 실용화를 목표로 한다.
도쿄에 위치한 일본의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알레르기 체질은 출생 후 3개월까지 면역글로불린E(IgE)라 불리는 물질을 많이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 IgE가 꽃가루나 식품, 진드기에 반응하면 꽃가루 알레르기나 식품 알레르기, 천식 등이 발병하게 된다.
일본 연구팀은 태아나 유아기에만 나타나는 'mIgE양성B세포'에 주목했다. 이 세포 표면에 있는 IgE에 꽃가루나 식품 등 원인물질이 결합되면 IgE가 대량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한편 이 IgE에 특수한 약을 결합시키면 세포가 자살을 하기 시작해 생애에 걸쳐 IgE가 생성되지 않게 된다.
연구팀은 임신한 어미 쥐에게 해당 약물을 주사할 경우 태아 쥐의 체내에서 IgE가 거의 증가하지 않는다는 점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탯줄을 통해 어미로부터 아기에게 약물이 전해져 mIgE양성B세포가 사멸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약물 효과는 출생 후에도 지속 돼, 태아 쥐는 성체가 된 후에도 알레르기 체질이 되지 않았다. 악영향이 없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제까지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법은 대부분 대증요법이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을 사람에게도 적용하면 장래 알레르기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해당 약물은 이미 알레르기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에도 사용되고 있다.
IgE는 올해 7월 별세한 이시자카 기미시게(石坂公成) 박사 등이 1966년 발견해 알레르기 검사에 널리 이용되는 물질이다. 이번 연구도 이시자카 박사가 착안해 국립성육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연구 팀은 앞으로 알레르기 체질 임산부 등의 협력을 받아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다.
모리타 히데아키(森田英明) 국립성육연구센터 알레르기 연구실장은 "사람에 대해서도 안전성을 확인해 수년 이내 실용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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