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롯데그룹이 금융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를 외부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7일 롯데지주는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그룹 내 금융계열사 중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법상 금융지주가 아닌 경우 지주사 설립 2년 이내에 금융 관련 회사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이에 롯데지주는 내년 10월 이전까지 금융사 지분을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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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는 롯데지주(93.78%)를 포함한 계열 특수관계인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역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호텔롯데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53.88%에 달한다.
당초 시장에서는 롯데가 금융계열사를 모은 중간금융지주사를 설립해 분리할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중간금융지주 도입을 보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무산됐다.
이에 지주사에 속하지 않은 호텔롯데 등 다른 계열사로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결국 외부 매각으로 가닥을 잡았다. 호텔롯데 또한 장기적으로는 지주사로 편입할 방침인 만큼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우선 롯데카드를 매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했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이사는 이날 사내 통신망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방향을 정하는 것이 롯데카드와 임직원들을 위한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봤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롯데카드가 새로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최적의 인수자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직원들의 삶이 불안해지지 않을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보장이 될 수 있도록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롯데카드 임직원은 1700여명에 달한다.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도 사내 임직원들에게 “회사의 대주주인 호텔롯데와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 내 금융계열사 처리를 검토하게 됐고 부득이하게 롯데손해보험을 그룹 외부로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금융사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되는 자금은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 편입에 사용된 차입금 상환에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주사 체제 완성을 위한 금융계열사 정리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호텔롯데 상장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편, 금융계열사 중 롯데캐피탈의 경우 이번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주주들이 많은데다, 최근 실적이 좋아 구체적인 매각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번 매각에 나선 금융사들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최적의 인수자를 신중하게 검토해 선정할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롯데와 전략적 방향을 같이 하면서 롯데 임직원들을 보호하고 존중해 줄 인수자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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