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26일(현지시간) 1만명이 넘는 인력 감축 등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내놨다. 2009년 GM의 파산위기 이후 최대 규모다. 글로벌 자동차업계 및 특히 한국GM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27일 외신 등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GM은 미국과 캐나다에 있는 5개 공장을 내년 봄부터 차례로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공장에 근무하는 생산 및 사무직의 15%에 달하는 1만4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할 예정이다.
임원급도 25% 감축하는 등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판매가 부진한 쉐보레 크루즈와 캐딜락 CT6 등은 아예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해외 공장도 두 곳 줄이기로 했는데, 어딘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국GM 부평 공장 [사진=뉴스핌DB] |
앞서 지난해 인도와 남아공, 호주 등에서 철수했던 GM은 올해 2월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하며 한국시장에서도 철수하는 것 아니냔 의구심을 낳았다. 판매가 부진한 데다 인건비까지 높은 한국 시장에 굳이 공장을 여러곳 유지할 필요가 있느냔 것이 GM의 기본적 입장이다.
이후 극심한 노사갈등끝에 GM 및 한국GM은 지난 5월, 2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총 7억5000만달러(약 8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조건으로 경영정상화에 합의하고 10년 이상 한국에 머물기로 약속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한국GM은 최근엔 연구개발(R&D) 법인분리 문제로 노사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R&D부문 별도법인 설립계획은 지난 7월 GM의 해외사업부문 배리 앵글 사장이 발표한 한국GM 투자계획중 하나다.
이 계획에 따라 한국GM은 별도법인 설립작업을 진행중인데, 산업은행과 노조는 한국GM의 경영 정상화 기본계약 정신과 위배되고 향후 한국시장 철수를 위한 포석이라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처럼 GM의 '한국시장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나온 이번 GM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한국GM 및 자동차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로선 한국GM이 한국정부와 향후 10년 이상 머무르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단기간내 한국시장 철수 가능성은 적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선 시기의 문제일뿐, 글로벌 GM차원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한국GM도 예외일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GM의 이번 구조조정 발표는 국내도 해당이 된다. 민감하다 보니 얘기를 안하는 것 뿐"이라며 "(GM) 내부 고정비를 줄이는 방법중에 구조조정이 가장 빠른 방법으로 한국GM도 예외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GM에 8000억원 투자하기로 했기 때문에 철수가 늦춰지는 것 뿐"이라며 "법인 분리 문제도 가성비 좋은 것과 나쁜것을 분리하는 것인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앞으로 GM이 타이밍을 보고 희망퇴직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GM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 2월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정부랑 10년이상 한국에 남기로 약속을 했지 않느냐"며 "현재로선 한국GM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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