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편의점 과당출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 간의 ‘자율규약’이 이르면 내달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산업협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내달 초 가맹점 상생안을 담은 ‘자율규약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현재 공정위는 편의점협회가 제출한 자율규약안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며, 검토가 끝나는 대로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G20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도 김상조 공정위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편의점 과밀해소를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 마련을 주문한 만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이번 자율규약안은 편의점 근접출점을 제한해 위기에 몰린 가맹점에 일정 매출을 보장하겠다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상권 특성과 담배판매권 거리 제한 방식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규 출점을 결정하기로 했다. 기존에 업계가 추진했던 80m 근접출점 제한의 경우 경성담합 소지가 있다고 판단돼서다.
편의점 CU 매장[사진=BGF리테일] |
이번 자율규약안에는 ‘담배 소매인 지정업소 간 거리 제한’을 준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담배판매권은 현행법상 도시는 50미터, 농촌은 100미터로 담배 소매인 영업소 간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가 50미터로 정해진 담배 판매권 제한을 100미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편의점 업계는 담배 판매가 점포 매출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를 통해 근접출점 제한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10월부터 서울시 최초로 담배 소매점간 거리를 기존 50미터에서 100미터로 넓혀 시행하고 있는 서초구는 담배권 거리 확대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서초구에 따르면 거리 제한을 확대하기 이전인 2016년 139건에 달했던 신규 담배소매인 지정 건수가 출점 제한이 강화된 2017년에는 68건으로 51.0% 급감했다. 올해(11월 기준)에는 33건으로 반토막 났다.
가맹점주들도 담배권 거리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계상혁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회장은 “담배판매권을 통한 출점 제한의 경우 최선책은 아니지만 차선책 차원에서 기본적으로는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최근 3년간 편의점 주요 5개사의 가맹점은 1만3212개 늘어났다.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점포당 월평균 매출액은 3.3% 감소했다. 공정위는 이번 자율규약안을 통해 편의점 시장의 과밀출점 문제를 해소하고 가맹점의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당초 공정위가 요구했던 가맹점주에 대한 최저수익보장과 전기료 등 금전적 지원확대는 업계의 경영악화를 고려해 자율규약안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위원장은 편의점 시장의 애로 해소를 위해 개점·운영·폐점 단계를 망라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개점단계에서는 점포별 예상수익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운영단계에서는 부당한 영업지역 침해 금지, 폐점단계에서는 영업부진 점포에 대한 위약금 감경·면제 등 단계별 목표를 내세웠다. 편의점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 방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공정위 측의 입장이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의 수익성 보호를 위해서 근접출점을 막아야 한다는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공정위와 함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담은 자율협약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조만간 확정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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