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자 글로벌 투자자들이 11월 들어 현금 보유 비중을 근 2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늘린 반면 주식 비중은 줄였다.
지난 10월 세계증시가 2012년 이후 최악의 한 달을 기록한 후 11월 들어 다소 반등했으나 후반 들어 기술주와 유가가 추락하면서 오름폭을 도로 반납했다. 애플 주가와 런던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11월 들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탈리아 재정 우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등 정치·경제 요인도 시장 투자심리를 짓누르고 세계 경제성장 둔화세를 앞당기고 있다.
로이터 통신이 지난 11월 15~29일 47명의 자산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월간 자산분배 서베이를 실시한 결과,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11월 들어 주식 보유 비중을 47.7%로 10월의 47.9%에서 줄였다. 이는 7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채권 비중은 39.3%로 전월비 소폭 늘었다.
이 가운데 투자자 공포 심리를 단적으로 반영하는 현금 비중이 5.6%로 2017년 3월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현금 비중은 올해 초에 비해 2%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성장세 둔화를 가장 큰 리스크로 꼽았다. 이번 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시장 변동성이 급등하고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주식 포트폴리오 중에서는 미국 주식 비중이 지난 9월 최소 5년 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한 이후 계속 축소됐다. 투자자들이 아시아 신흥국과 영국 주식으로 옮겨가면서 유로존과 일본 주식 비중도 줄었다.
각국별 채권 비중은 지정학적 패턴을 따라, 미국과 유로존 채권 비중은 감소한 반면 영국과 일본 채권 비중은 늘었다.
한편 상당수 펀드매니저들이 내년 신흥국 주식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신흥국 주식은 미국 금리인상과 터키 및 아르헨티나에서 촉발된 신흥국 위기로 크게 출렁였다. MSCI 신흥시장지수는 올해 들어 14% 이상 급락했다.
미국 달러화,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화 지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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