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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금융당국이 당초 올해 매각하기로 했던 우리은행, 한화생명, 서울보증보험의 지분을 내년으로 미뤘다. 지주회사 전환, 주가 하락 등으로 매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들 지분 매각으로 1조원 가량의 공적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도 차질이 생겼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자산을 관리하는 예금보험공사의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의 올해 재고자산매각대(보유자산매각) 수입을 1조305억원으로 계획했다. 이는 전년도 8368억원보다 23%나 늘린 것이다.
매각자산은 우리은행 지분 7%, 한화생명 지분 6.19%, 서울보증보험 지분 5% 등으로, 회수금액은 각각 4952억원, 3744억원, 1203억원이다. 수협중앙회 우선출자증권 매입소각액 405억원도 포함돼있다.
그러나 올해 매각된 지분은 없다.
우리은행 지분 매각은 우리금융지주회사가 내년 1월 출범함에 따라 시기를 늦췄다. 당국은 당초 우리은행 주식을 최근 2년간 거래량 가중평균인 1주당 1만467원에 매각하려했다. 이는 최근 우리은행 주가 1만5000원보다 4000원 가량 낮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지주 전환 시기에 대량지분 매매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지주회사 기업가치를 낮게 본다는 신호를 시장에 줄 수 있어 매각하지 않았다. 주가가 하락하면 우리은행의 과점주주인 IMM PE, 한국투자증권, 동양생명 등 7개 주주가 지주회사 전환에 동의해줄 이유도 없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우리금융지주 지배구조와 관련해 “공적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우리은행 지분은 18%로 과점주주 매각 이후 수년동안 변화가 없다.
한화생명의 지분은 주당 6967원에 블록딜(대량매매)로 정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화생명 주가가 4000원 초반까지 떨어져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예보의 한화생명 보유지분은 올 초 기준 10%에서 1주도 줄지 않았다.
서울보증보험의 지분 매각은 더 어렵다. 예보가 지분을 90% 넘게 보유하고 있는데다, 비상장사로 시장가격 측정은 물론 지분 매수자를 찾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서울보증보험은 국내 유일의 종합보증회사로 기업 간 각종 계약 보증에서 전세금보장보험, 신원보증보험, 중금리대출보증, 오토론보증, 해외구상보증까지 기업 및 가계보증보험을 독점한다. 정부 지분을 매각해 민영화하는 것은 곧 독점적인 지위도 보장해준다는 의미여서 쉽지 않다. 금융당국은 금융시장의 독점권을 허용하지 않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적자금 회수를 차질 없이 추진해 국민부담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서울보증보험의 지분매각은 매각과 관련한 공적자금위원회의 논의가 진행된 후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