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테리사 메이 총리의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해 합의안 법률 검토 보고서를 의회에 설명했지만 의원들의 반발만 부추긴 꼴이 됐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은 이날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법률 검토 보고서를 설명했다. 향후 영국과 EU가 무역협상을 제때 타결짓지 못할 경우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EU 국가 아일랜드의 '하드보더(엄격한 통행 및 통관 절차)' 부활을 막는 '백스톱(안전장치)'안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영국 법무상은 정부에 법률 자문을 하는 역할을 한다. 콕스 법무상은 "(영국과 EU가 합의한) 이 안(deal)은 내년 3월 29일 우리가 EU를 떠나는 것을 보장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확고하게 본다"며 "이 안은 법적 확실성을 가지고 질서정연하게 일어나는 것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날 콕스 법무상의 설명은 합의안 반대 의원들의 반발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브렉시트를 지지하는 합의안 반대 반대의원들은 백스톱이 영국을 EU의 관세 동맹에 무기한 묶어둘 위험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브렉시트부 장관은 "법률 검토 보고서 요약본은 우려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며 "백스톱 관세 동맹은 무기한이고, 영국은 규칙을 따르는 입장이 될 것이며 우리 운명은 영국 의회가 아닌 유럽사법재판소가 결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메이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의 연방주의 정당 민주연합당(DUP)도 비판에 가세했다. DUP의 부대표인 나이젤 도즈는 "설명의 전반적인 맥락은 매우 보기 좋지 않고, 만족스럽지 않은 발표였다"며 "따라서 콕스 법무상은 합의안을 권장하기보다 거부하도록 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는 11일 영국 의회는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을 설득하기 위해 영국 전역을 돌고, 방송에 출연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브렉시트 지지자와 브렉시트 반대 세력 모두 합의안에 대해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당적을 막론하고 이날 콕스 법무상의 설명에 대한 반발이 의원들 사이에서 쏟아지자 존 버코 하원의장은 법률 검토안 전문이 공개되지 않아 '경멸'이 나온 것이라며 이 문제는 4일 의회에서 다시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의원이 법률 검토서 요약본만 보여준 데 대해 화가 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 [사진= 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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