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 중국의 미온적 대처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 북중교역의 70% 이상이 이뤄지는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 지역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로 수출이 금지된 북한산 철광석과 수산물이 여전히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한 북중 무역 종사자는 "중국의 대형화물 트럭들이 북한산 철광석을 옮기는 데 활용되고 있다"며 "50㎏ 용량의 소형 포대에 철광석을 포장하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단둥 세관 당국의 단속이 한층 강화됐음에도 불구, '꽌시(關係, 관계)'를 활용하면 여전히 북중 간 광물 교역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꽌시'는 특정한 목정을 달성하기 위해 인간관계를 활용하는 중국 특유의 문화를 지칭하는 말이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를 잇는 '조중친선다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RFA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으로 전기·전자·광학 분야에 널리 쓰이는 북한산 희토류도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중국으로 밀수출되는 북한산 물품은 광물뿐만이 아니다. 수산물의 경우에도 서해 공해상에서 북한산 수산물을 옮기는 이른바 '배치기' 방식으로 중국 당국의 단속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FA는 중국 둥강(東港)시와 북한 신도군 인근 서해 공해상에서 북중 어민들이 북한 선박에 실려있던 꽃게를 중국 어선으로 옮기는 현장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중국 측은 중국 돈과 쌀 등 현물을 북한 측에 넘기고 꽃게 등 수산물을 넘겨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수산물 판매업자들도 '현재 판매하고 있는 조개가 북한산이냐'는 RFA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으며, 꽃게를 판매하고 있는 현지 판매업자는 "여기에는 중국산 꽃게는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산 석탄, 철, 철광석, 수산물 수출은 지난해 8월 유엔 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 세관에 줄을 선 북한 여성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정제유도 북한 화물차를 통해 소량으로 꾸준히 북한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FA에 따르면 현재 중국이 항목별 무역 (세부)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어, 정확한 관련 실태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12월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하며, 정제유 대북 공급량을 연간 50만 베럴(약 7945만ℓ)로 제한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의 지지부진한 비핵화를 두고 중국 배후론, 책임론 등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한 대북 전문가는 "중국에서 북한산 제품이 계속 거래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중국과 국제사회 간 갈등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 100% 협력을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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