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올해 주식과 채권, 상품시장까지 주요 자산이 동반 하락한 가운데 내년 투자 수익률도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과 유럽, 일본에 이어 미국까지 성장률이 저하되는 한편 정책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이 확대, 잠재 리스크를 감안할 때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블룸버그] |
골드만 삭스는 4일(현지시각) 투자 보고서를 내고 내년 자산시장에 대해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미 한풀 꺾인 주요국 성장률이 하강 기류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기업 이익 성장의 정점, 무역 마찰 및 통화정책 리스크까지 주식과 채권을 중심으로 전통 자산의 수익률을 압박할 악재들이 상당수에 이른다는 지적이다.
운용 자산 규모 6억2500만 달러인 시스텔리전스의 케빈 밀러 최고경영자도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내년 이후 과격한 경기 하강을 예상하고, 위험자산의 비중을 대폭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그 밖에 월가의 투자자들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은행(IB) 업계의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부양 효과가 힘을 다하면서 미국 경제 성장률과 기업 이익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 중단 압박이 한층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IB 업계는 내년 경제 펀더멘털과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불확실성 요인으로 두 가지를 꼽았다. 먼저,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 정책이다.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민주당에 내준 데 따라 추가적인 세금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판단이다.
백악관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경기 부양에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할 가능성이 높지만 민주당의 벽에 부딪힐 것으로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두 번째 불확실성은 기업 투자다.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 정책에도 투자가 크게 꺾인 상황.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1분기 11.5%에 달했던 기업 투자 상승 폭이 3분기 2.5%로 대폭 후퇴했다.
지구촌 경제 성장이 저하되는 상황에 기업 투자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월가의 주장이다. 특히 앞으로 90일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공급망 교란이 더욱 확대, 기업 수익성과 투자 ‘절벽’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다.
내년 투자 수익률에 대한 전망이 흐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회사채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지는 한편 주식시장 역시 강한 상승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골드만 삭스의 크리스틴 뮬러 글리스만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2019년 금융시장의 패닉이 예상되는 상황은 아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특히 채권시장이 총수익률 기준으로 손실을 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골드만 삭스는 내년 포트폴리오의 현금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대부분의 투자 자산보다 현금이 매력적이라는 것.
달러화 약세에 따라 유가와 금값의 강세가 기대되지만 이 역시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