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해외 순방에서 귀국한 직후 최근 논란이 커지고 있는 특별감찰반 비위 사건에 대해 보고받고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관리 체계 강화를 지시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전날 귀국 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으로부터 특별감찰반 사건의 진행 경과와 앞으로의 특별감찰반 개선 방안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조 수석에게 "청와대 안팎의 공직기강 확립을 위해 관리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특별감찰반 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文 대통령, 조국 민정수석 재신임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조 수석 책임론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사실상 재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변인은 이날 "조국 수석에 대한 변동이 없었다"고 짧게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대검감찰반 본부의 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번 사건의 성격에 대해 국민들이 올바르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의 대처를 대체로 잘한 것으로 평가한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앞서 청와대 경호처 직원이 일반 국민을 폭행하고, 의전 비서관이 음주운전을 하는 등 공직기강 해이 사건이 불거지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더해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비위 사실이 연이어 터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체계적 절차 확립을 지시했을 뿐 기강을 다잡기 위한 책임자 문책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사진=조국 페이스북] |
◆ 靑 공직기강 해이 사건에 책임자 문책 언급 안해
문 대통령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으로 물러나고, 공직자들의 기강을 관리하는 특별감찰관의 비위 사건이 잇따라 터지는 등 최근 청와대 내부 분위기는 정권 출범 이후 가장 어수선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레임덕의 시초'라는 말까지 나왔다. 급기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1년 6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레임덕 이야기가 나온다면 그냥 놔둘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됐다.
이번 해외 순방을 통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분위기를 이끌어낸 문 대통령으로선 내부 기강을 다잡는 문제를 경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야권 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청와대 공직기강 문제를 싸잡아 비판하는 분위기가 역력했기 때문이다. 특히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조 수석의 퇴진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결단은 민정수석의 유임이었다.
이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사법개혁의 상징인 조 수석의 교체는 여권 지지층에 사법개혁의 포기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문 대통령이 일단 조 수석에게 재신임을 보이고,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이후 내년초에 청와대 인적 쇄신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앞서 문 대통령은 G20정상회의를 마치고 SNS에 올린 글에서 "국내에서 많은 일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믿어달라. 정의로운 나라, 국민들의 염원을 꼭 이뤄내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권의 다른 핵심관계자는 "청와대 일부 참모진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 시기를 고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청와대 인적 쇄신은 불가피하다"며 "다만 김 위원장의 답방 이후 전체적인 새 틀을 짜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