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전체 실업률, 고령화율 뿐 아니라 파트타임근로자 비중 확대가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동시에 청년인구 비중 증가는 오히려 청년실업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장근호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은 5일 BOK경제연구 '한국과 일본의 청년실업 비교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내놨다. 한국은행 거시경제연구실은 박상준 와세다대 교수와 OECD 30개국 자료(2000~2017년)를 이용해 패널 회귀분석으로 청년실업률 결정요인을 추정하고, 주로 어떤 요인 때문에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이 일본보다 높은지 분석했다.
실증분석 결과 전체 실업률이 높아지면 청년실업률도 함께 높아졌다. 또 고령화율(고령인구 비중)이 늘면 총수요가 줄어들면서 청년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이한 점은 파트타임근로자의 청년실업률 영향이다. 연구 결과 파트타임근로자 비중이 높으면 일자리 자체는 늘어날 수 있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일자리는 부족할 수 있어 청년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단, 청년층의 연령대를 20대 초반(20~24세), 20대 후반(25~29세), 30대 초반(30~34세)으로 세분해 분석한 결과 30대 초반에서만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반면 청년인구 비중, 임금근로자 비중, GDP 성장률은 청년실업률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인구 비중이 높아지면 실업이 증가할 수 있지만 동시에 경제활력 증진으로 인한 일자리 증가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면 청년실업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임금근로자 비중이 높아지면 청년들이 일자리를 얻을 기회가 늘어나면서 청년실업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장근호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이 높아진 데는 경제성장률 하락, 고령화 진전, 파트타임근로자 비중의 상승, 낮은 임금근로자 비중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은 거시경제연구실은 청년실업률 결정요인 이외에 우리나라가 일본에 비해 청년실업률이 크게 높은 것은 일본에 비해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가 큰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50인 미만)의 평균임금(238만원)은 대기업(30인 이상) 평균임금(432만원)의 55%에 불과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
박상준 와세다대 교수 등에 따르면 일본은 1990년대 초 버블붕괴 이후 지속된 경기부진으로 청년취업난이 악화되면서 1990년대 말 이후 여러 차례 청년실업 대책을 제시하고 다양한 정책을 시행했다. 일자리 수급 불일치를 축소하기 위한 고용정보 및 직업훈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불완전 및 장기실업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주력했다. 또 공공직업소개소인 Helo Work 등을 운영하고 청년고용 우량 중소기업 인증제도인 Youth-Yel 제도 등을 통해 구인-구직 시장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도모했다는 설명이다.
[출처=한국은행] |
그 결과 지난 2010년 일본의 청년실업률은 7.1%로 한국(6.9%)보다 높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일본과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각각 4.1%, 9.5%로 전세가 역전됐다.
박상준 교수는 "일본 청년고용 대책은 Helo Work를 중심으로 추진주체가 일원화된 점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향후 노동력 감소에 대비해 청년 비경제활동 인구를 경제활동 인구로 전환하는 노력을 일관되게 추진한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근호 부연구위원은 "우리와 달리 일본의 청년실업 문제가 해소된 것은 경기회복, 풍부한 기업저변과 함께 구인-구직 시장에서 미스매치(mismatch)를 축소하는 등 청년고용 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게 최근의 경기회복이 청년실업 감소로 연결되는데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 부연구위원은 이어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의 해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동시에 Helo Work 등 일본의 정책사례 등을 참고해 단기적인 청년일자리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하는 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