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정부가 혁신의료기술 촉진을 위해 관련 불합리한 절차와 건강보험 급여 기준 등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5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혁신의료기술(기기) 규제혁신 심포지엄)'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김근희 뉴스핌 기자] |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5일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혁신의료기술(기기) 규제혁신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기기 규제혁신의 정부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주관하고, 복지부가 후원한다. 혁신의료기술 시대에 건강보험의 역할과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복지부, 심평원 등 공공기관, 의료계, 의료기기 산업계, 소비자 단체 등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가 시장에 나오기 위해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 △심평원의 급여·비급여 여부 평가 △신의료기술평가 △심평원의 급여평가 등을 거쳐야한다. 그동안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이러한 단계와 규제가 혁신의료기술 개발과 상업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해왔다.
이 과장은 "현재 나오는 혁신기술이 보편성과 포괄성을 담보한다면 시의성 등을 놓치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며 "최대한 혁신적 기술이 급여 안에 들어올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빨리 적용해야할 것은 더 빠르게, 더 인정해줘야할 것은 더 인정하겠다"며 "불합리한 절차와 불분명학 기준은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학계와 산업계는 혁신의료 기술을 촉진하기 위해 현재 평가 체계를 '증거 중심'에서 '가치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혁신의료기술의 최신 경향과 전망'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최근 보건의료 패러다임이 '증거 중심'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거 중심의 보건의료 환경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나오기까지 논문, 임상, 통계학적 유의성 등 다양한 증거가 뒷받침 돼야한다. 이 때문에 혁신적인 기술이 나오기 어렵고, 기존의 것을 보수하려는 경향이 크다. 각 단계를 거치면서 다양한 의사결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으로 의사결정 구조가 단축됐고 시간 낭비가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배성윤 인제대학교 교수는 "혁신의료기술의 경우 이전에 없던 것이기 때문에 근거 창출이 어렵다"며 "그러나 지금의 보험급여체계는 근거가 많아야 급여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우리나라의 체계는 오래된 기술에는 보상을 많이 해주고, 새로운 기술의 시장진입을 늦추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선진입 후평가'와 같은 제도가 활성화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배 교수는 "근거 창출이 어렵기 때문에 이를 유예해주는 제도가 필요하다"며 "정부에서는 우선 의료기기를 시장에 진입하게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재평가를해 급여 전환 또는 퇴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기기 업체 리브스메드의 배동환 이사도 현재 보건의료체제 하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밝혔다. 리브스메드는 최초로 다자유도 복강격 수술기구를 개발한 업체다.
배 이사는 "의료기기가 식약처 허가를 받았지만, 건강보험에 등재가 되지 않자 병원들이 이를 사용하기를 주저했다"며 "시간은 계속 소요됐다"고 토로했다.
또 일부에서는 혁신기술을 촉진하기 위해 현재의 단일보험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 교수는 "국민건강보험이 지향하는 보편성이라는 가치와 혁신 기업이 추구하는 시의성, 수익성은 상충 관계에 있다"며 "근본적 해결책은 복수 보험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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