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받는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의 구속영장 기각에 검찰이 “철저한 상하 명령체계에 따른 범죄”라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7일 새벽 서울중앙지법이 두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대단히 부당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수사팀은 “큰 권한을 행사한 상급자에게 더 큰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법이고 상식”이라며 “하급자인 임종헌 전 차장이 구속된 상태에서 직근 상급자들인 박병대, 고영한 전 처장 모두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은 재판의 독립을 훼손한 반헌법적 중범죄들의 전모를 규명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날 박 전 대법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은 임민성 영장전담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중 상당부분에 관해 피의자의 관여 범위 및 그 정도 등 공모관계 성립에 대해 의문의 여지가 있는 점, 이미 다수의 관련 증거자료가 수집돼 있는 점, 피의자가 수사에 임하는 태도 및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피의자의 주거 및 직업,가족관계 등을 종합해 보면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나 구속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을 기각했다.
이와 함께 같은날 고 전 대법관의 구속심사를 진행한 명재권 영장전담부장판사도 “본건 범행에서 피의자의 관여 정도 및 행태, 일부 범죄사실에 있어 공모여부에 대한 소명 정도, 피의자의 주거지 압수수색을 포함해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뤄진 점,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수사팀은 지난 3일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양승태 사법부 당시 벌어진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박병대 전 대법관(왼쪽)·고영한 전 대법관(가운데)·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오른쪽) [뉴스핌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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