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잠잠하던 애플 충격이 재점화됐다. 대만의 카메라 렌즈 제조업체인 라간 정밀의 11월 매출액이 급감, 아시아의 애플 공급 업체 주가가 폭락한 것.
아이폰 판매가 둔화되는 정황이 꼬리를 무는 가운데 애플에 대한 월가의 비관론 역시 날로 고조되는 양상이다.
아이폰XS [사진=로이터 뉴스핌] |
6일(현지시각) 미국 투자 매체 CNBC에 따르면 대만의 라간 정밀은 11월 매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28.57%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라간 정밀은 애플 아이폰의 핵심 부품인 3D 센서를 공급하는 업체다. 홍체 및 안면 인식 기능을 가진 카메라 렌즈를 생산하는 라간 정밀은 애플의 주요 납품 업체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매출 급감은 애플 아이폰의 판매 둔화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단면이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아시아 공급 업체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했다. 라간 정밀이 10% 가까이 떨어진 가운데 폭스콘으로 알려진 혼하이 정공 역시 3% 이상 동반 하락했다.
페가트론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충격을 피하기 위해 아이폰 이외 제품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인도네시아로 이전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5% 선에서 급락했고, 일본 전자 부품 업체인 TDK와 부품 업체 무라타 매뉴팩처링이 각각 6%와 5% 가량 후퇴했다.
삼성전자와 홍콩 소재 부품 업체인 AAC 역시 각각 2%와 5% 선에서 하락했다.
미국 가치투자 사이트인 모틀리 풀의 레오 선 IT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애플 주요 공급 업체들이 일제히 매출 전망치를 낮춰 잡고 있다”며 “아이폰 판매가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결과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애플의 실적 및 주가 전망을 흐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애플에 대한 월가의 투자의견은 크게 악화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한 투자은행(IB)은 26개 업체로, 1년 전 37개에서 대폭 줄어들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수치는 2010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반면 ‘보유’ 의견을 제시한 IB는 20개로 1년 전 8개에서 대폭 늘어난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애플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춰 잡은 HSBC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애플 주가가 11월 18% 폭락한 만큼 매도하기에 너무 늦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매수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고 주장했다.
이와 별도로 UBS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소비자들의 아이폰 구매 의사가 5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주장하고, 12개월 목표주가를 225달러에서 210달러로 떨어뜨렸다. 로젠블라트 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200달러에서 165달러로 대폭 낮췄다.
한편 이날 장 후반 애플 주가는 2.4% 가량 하락하며 172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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