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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러, 7일 회동 '주시'…입장차로 감산 합의 난항 예고

기사등록 : 2018-12-0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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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산 필요성은 절감하나 규모 두고 '줄다리기'
사우디-러 등 입장차에 이란·미국 등 장애물 '산재'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 유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중심의 비회원국들이 감산 필요성을 모두 절감하고 있지만, 감산 규모를 두고서는 줄다리기가 이어져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사진=로이터 뉴스핌]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이틀간 열린 OPEC 회의에서 근 5년여래 처음으로 감산에 대한 합의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7일 OPEC과 마주할 러시아가 사우디가 바라는 만큼의 감산을 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OPEC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우디는 러시아가 일일 평균 30만 배럴 정도 감산해주길 바라지만, 러시아는 15만 배럴을 선호하고 있다.

이날 OPEC 회의에 앞서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모두가 (감산에) 기꺼이 참여하지 않고 동등한 기여를 거부한다면, 우리는 그러한 결론을 얻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면서 ‘합의 무산’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지난 두 달 동안 30% 가까이 추락한 국제 유가는 이날 OPEC 관련 감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이날도 2% 넘게 급락했다.

◆ 합의 가로막는 '복잡한' 역학관계

이날 OPEC은 감산이라는 원칙적 합의에는 도달했지만, 최종회의 결과 발표는 러시아와 만나는 7일로 미뤄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는데, 여기에는 산유국들을 둘러싼 달라진 역학관계와 복잡하게 얽힌 내부 사정들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OPEC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석유 시장은 러시아와 사우디가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협력하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으며, 셰일 붐을 업고 지난주 75년 만에 처음으로 순 석유 수출국으로 탈바꿈한 미국도 석유 시장 지형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유가가 곤두박질친 뒤로 사우디는 상당한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감산이 불가피한 선택이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내년 석유 공급 과잉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눈치도 봐야 하는 입장이다.

사우디는 당초 OPEC 회원국 및 비회원국이 일일 최소 130만배럴을 감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에너지장관은 일일 100만배럴 감산이 충분할 것으로 본다며 말을 바꿨다. 시장 충격을 고려해 적절한 수준의 감산이 낫다는 판단인데, 이번 주 캐나다 앨버타주가 원유 재고를 줄이기 위해 석유 생산업체들에게 일일 32만5000배럴정도 감산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그러한 입장 변화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러시아는 정부 재정을 위해 고유가가 필요하긴 하지만, 이미 예산 흑자 상황인 데다 루블화 약세로 유가 하락 충격이 상쇄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입장이다. 한 러시아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오히려 고유가가 소비자에 줄 타격과 그로 인한 정부 경제 정책에 대한 불만을 우려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OPEC 회원국 및 비회원국의 감산 합의를 복잡하게 하는 요인들은 더 있다.

현재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은 어떠한 감산 조치에도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다른 회원국들은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OPEC 장관들은 리비아와 베네수엘라를 감산에서 제외할지 여부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두 국가는 나이지리아와 함께 악화된 자국 경기를 핑계로 감산 참여에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내부 사정 외에도 OPEC 그룹은 노골적인 감산 반대를 외치는 미국의 눈치도 봐야 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수요일 자신의 트위터에 “세계는 유가 상승을 원치 않으며 고유가를 필요로 하는 상황도 아니다”라며 OPEC을 압박했다.

OPEC 회원국들은 비엔나에서 현지시각으로 7일 오전 9시 다시 모인 뒤 정오에 러시아를 포함한 비회원국들과 회동할 예정이다.

컨설팅업체 에너지 에스펙츠 최고 석유 앤러리스트 암리타 센은 “OPEC 회원국 및 비회원국의 합의가 불발될 가능성은 언제나 상당히 높았고, 이는 이제 유가를 강하게 짓누르고 있다”면서 시장 중심을 잡을 닻이 없다”고 말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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