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선거구제 개편 논의 무산으로 단식농성에 나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0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손 대표가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탓에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는 '지도부 출범 100일, 정치개혁 촉구 기자회견'으로 대체됐다.
"물과 소금만 먹고 견디겠다"...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2019년 예산안 합의에 반발하며 나흘째 단식 농성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2018.12.09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leehs@newspim.com |
손 대표는 이날로써 5일째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손 대표는 지난 6일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의 예산안 처리와 연계해 선거제도 개혁을 요구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구제 개편 논의 없이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면서 단식 투쟁에 나섰다.
손 대표는 6일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의원 30명인 우리 바른미래당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면서 "저를 바치겠다"며 단식에 들어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2019년 예산안 합의에 반발하며 나흘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의료진이 손 대표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2018.12.09 leehs@newspim.com |
손 대표의 갑작스러운 결정에 당 소속 의원들이 만류하기도 했고,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도 건강을 우려해 단식을 그만둘 것을 요청했지만 손 대표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나이 70을 넘긴 정치인의 단식투쟁에 정치권에서도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가 재개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후배 정치인들에게 손 대표의 단식이 강한 부담으로 작용하면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논의가 곧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야3당이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혁에 국민 절반이 동의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신속히 논의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아 대화하고 있다. yooksa@newspim.com |
다만 선거제도 개혁을 둘러싸고 각 당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은 악재다. 한국당은 도시지역에서 중대선거구제를, 농촌 지역은 소선거구제를 택하는 '도농복합 선거구제'를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처럼 선거제도 개혁 작업이 불투명한 가운데 무기한 단식농성에 나선 손 대표의 출구전략도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야3당이 선거제도 개혁을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손 대표가 단식 투쟁에까지 나섰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출구전략이나 협상 전략을 보다 면밀하게 짠 후 단식에 나섰어야 했던 것 아닌가 싶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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