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사회

‘양승태 사법농단’ 수사 결국 해 넘기나…검찰 다음 카드는?

기사등록 : 2018-12-10 10:27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검찰, 고영한·박병대 재소환 등 보강수사 방침
재판부 배당조작·법관인사불이익 등 공모관계 입증 '주력'
양승태 소환도 지연…사실상 연내 수사 마무리 불가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소환을 눈앞에 두고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 구속영장 기각이라는 암초를 만난 검찰이 보강 수사에 나서면서 당초 목표와는 달리 연내 수사를 마무리짓기 어려울 전망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조만간 고영한(63·사법연수원 11기) 전 대법관과 박병대(61·12기) 전 대법관을 추가 소환할 방침이다.

왼쪽부터 고영한, 박병대 전 대법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고 있는 두 전직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8.12.06 kilroy023@newspim.com

지난 7일 기각된 구속영장청구서에 적시된 혐의 외에 추가적인 혐의 입증을 위한 보강수사 차원에서다. 현재까지 드러난 범죄사실 외에 새로운 혐의를 찾아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 위한 포석이다.

이를 위해 ‘재판부 배당 조작’ 의혹과 ‘법관 블랙리스트’ 문건 실행 등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검찰은 최근 수사 과정에서 양승태 사법부가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 소송이 특정 재판부에 배당되도록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서울행정법원은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 이후 옛 통진당 의원들이 낸 지위확인 소송 1심에서 ‘헌재 결정을 법원이 다시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로 각하 결정을 내렸다.

당시 법원행정처는 이같은 판결이 당시 사법부 기조와 반대로 헌재의 우위를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보고 2심에서는 해당 사건이 특정 재판부에 배당되도록 전산을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법원행정처장은 박병대 전 대법관이었다.

또 이들 두 전직 대법관이 공통적으로 관여한 법관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선 실제 인사 불이익 조치가 이뤄진 문건을 확보한 만큼 이 과정에서 이들 전직 대법관들이 지시를 하거나 승인한 정황에 대한 증거나 진술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법원이 주요 영장기각 사유로 제시한 ‘공모관계’ 입증을 위해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이번 사건이 업무적 지시 관계에 따라 이뤄졌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양 전 대법원장 수사를 위해서는 이들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혐의 입증이 필수적이라고 본 것이다.

이동원·순일·노정희 대법관 등 현직 대법관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사법부 압박 수위를 높이는 방안도 수사팀 내부에서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 이달 중순으로 예견했던 양 전 대법원장 소환 시기도 늦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사가 길어지면서 당초 검찰이 목표한 대로 관련 수사가 연내 마무리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이 양승태 사법부에서 차례로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전반에 깊숙이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지난 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대법관의 경우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관여 및 개입 △통합진보당 지방의원 지위확인 소송 등 관여 및 개입 △공보관실 운영 예산 유용 등 28개 범죄 혐의를 받았다.

고 전 대법관은 △부산 ‘스폰서 판사’ 의혹 축소 및 은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송 관여 및 개입 △헌법재판소 심리 중인 평택-아산·당진 매립지 분할 소송 관련 일정 변경 시도 등 18개 혐의다.

법원은 그러나 이들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공모관계 입증에 의문의 여지가 있고 이미 수집된 증거가 충분하다는 취지였다. 

이에 검찰은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철저한 상하 명령체계에 따른 범죄로서 큰 권한을 행사한 상급자에게 더 큰 형사책임을 묻는 것이 상식"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brlee19@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