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중국이 어렵게 만든 미국과의 무역 해빙 무드 속에 전해진 화웨이 2인자 멍완저우 부회장 체포 소식 때문에 미국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고 9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지적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를 불러 멍완저우 체포 건에 대해 항의하면서, 필요하다면 “추가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고, 같은 날 인민일보는 미국의 요청으로 멍완저우를 체포한 캐나다 당국에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맹공을 퍼부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같은 날 베이징 칭화대에서 개최된 한 고위급 컨퍼런스에서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센터 마 지안탕 서기는 “중국과 미국 경제는 통합돼 있다”면서 “(양국 간) 갈림길은 없다”고 말했다.
매체는 현재 중국 정부가 화웨이 이슈와 선을 그으면서도, 자국 내 불만은 가라앉히고자 (미국에) 단호한 어조를 보내려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멍완저우 부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0일 휴전을 합의했던 바로 그날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체포 소식이 보도된 지난 6일 가오 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과의 무역 휴전 합의에 자신감을 표하면서 중국이 미국산 식품, 에너지, 자동차를 수입할 것이란 백악관 주장도 처음으로 공식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90일 안에 합의가 불발되면 추가 관세가 불가피하다며 강경론을 펼쳤고, 시시각각 달라지는 협상 분위기 속에 시 주석은 오는 18일 11기 3중전회 40주년에 맞춰 미국이 원하는 개방 조치들을 공개하면서도 미국 압력에 굴복한다는 이미지는 가급적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개될 개방 조치들이 여전히 논의 중인 가운데, 전 세계 수입품에 대해 중국이 관세를 추가로 인하하고 해외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방안 들이 공개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매체는 중국인들의 자존심의 원천이 되고 있는 화웨이 부회장 체포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미국이 모든 수단을 써서 중국의 경제적 부상을 막으려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미국이 원하는 경제 개혁 추진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