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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취약한 데 노브랜드 철수…이마트24, 차별화 경쟁 '빨간불'

기사등록 : 2018-12-14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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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편의점 이마트24가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던 노브랜드 상품의 철수를 결정하면서 고객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쟁사 대비 PB 상품력이 허약한 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24는 연말부터 이마트의 자체브랜드(PB) 제품인 노브랜드의 매입을 중단할 방침이다. 모회사인 이마트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노브랜드 전문점과 상품 구성이 겹치면서 근접출점 문제가 야기됐기 때문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나서 "뼈아픈 실수"라고 인정한 만큼, 이마트24는 계열사 간 중복 구성을 막기 위해 상품 철수라는 강수를 뒀다. 올해 초부터 노브랜드 취급 상품을 조금씩 줄여나가, 지난해 3.5%였던 노브랜드 매출 구성비는 현재 1.9%까지 감소했다.

그러나 가맹점주들은 이 같은 결정이 자칫 악수가 되지 않을까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 중구의 한 이마트24 점주는 “인지도가 높은 노브랜드 상품 덕에 그나마 점포를 찾는 고객이 있었지만 앞으로 고객 이탈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며 “노브랜드 매장을 늘리는데 혈안이 돼 점주들의 피해는 무시한 처사”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이마트24는 가맹점주를 모집하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차별화 상품으로 노브랜드를 내세워 왔다. 모기업 이마트의 노브랜드를 통해 기존 업체보다 부족한 상품 경쟁력을 보완, 집객효과와 매출 상승을 노린다는 복안이었다.

다른 가맹점주도 “상품 중복이 문제라면 편의점 인근에 노브랜드 매장을 열지 않으면 될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결국 골목상권 곳곳에 노브랜드 직영점을 입점 시키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마트24[사진=뉴스핌[

이마트는 신사업으로 삼은 노브랜드 전문점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전문점 사업 추진을 위해 노브랜드 사업부도 신설했다. 지난 2016년 8월 첫 선을 보일 당시 테스트 점포라는 언급이 무색하게 현재 매장수가 150개를 넘어섰다.

이에 이마트24는 ‘아임e’와 ‘이요리’ 등 자체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해 노브랜드의 공백을 메운다는 구상이다. 올해 7월 론칭한 아임e(1.8%)를 비롯한 이마트24의 PB상품 매출 구성비는 10.6% 수준이다. 이마트24는 올해 PB상품을 200여개까지 늘려, 2020년까지 PB상품의 매출 구성비를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PB상품을 꾸준히 강화해 온 경쟁업체들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한 수준이다.

자체 통합브랜드 유어스를 론칭한 GS25의 PB상품은 현재 2000여종에 달한다. 올해(1~11월) PB 매출 구성비는 36.7%로 이마트24의 3배에 달한다. ‘세븐셀렉트’를 앞세운 세븐일레븐은 2010년 25.8%였던 PB 매출 구성비를 올해 35.9%까지 끌어올렸다. CU 역시 ‘헤이루’ 등 PB 매출 구성비가 30%에 육박한다.

이처럼 편의점 PB 상품은 이익률이 높고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어 고객 확보에 필수적이다. PB가 고객이 편의점 브랜드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면서, 전체 매출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다.

GS25 관계자는 “각 업체들은 단골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PB상품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차별화 상품을 통해 점포를 찾는 고객이 늘면 가맹점주와 본사의 수익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마트24가 노브랜드를 대체할 수 있는 PB 라인업을 갖추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PB상품을 기획하는 MD 인력이 경쟁사 대비 턱없이 부족한데다, 다수의 위탁생산 제조업체와 장기간 협력을 이어온 기존 업체에 비해 파트너십도 취약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업태에 맞는 자체 상품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단순히 포장지만 교체하는 식의 PB브랜드 전략으로는 고객에게 어필할 수 없다”며, “상품 경쟁력 등 점포 내실화를 위한 운영 전략을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 PL브랜드 아임e 제품[사진=이마트24]

 

j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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