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삼성전자 주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실적 관련 부정적 전망이 잇따르면서 액면분할 후 처음으로 4만원대 아래로 밀려났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
문제는 수급의 양대 축인 외국인과 기관 모두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 역시 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단기 반등 모멘텀이 없어 당분간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3만895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4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액면분할 후 거래를 재개한 지난 5월4일 이후 처음이다.
액면분할 직후 한때 5만원을 상회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7개월 넘게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확실시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반도체 업황 부진 우려가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 분식회계에 따른 상장폐지 논란에 휩싸인 것 또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동향에서도 드러난다.
액면분할 후 지난 14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5333억원, 2조1311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3조6799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실적 우려가 높아진 12월부터는 이들의 매도 강도가 더 높아졌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5325억원, 기관은 2907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연중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 HTS] |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은 13조7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에 따른 메모리 가격 하락 전망으로 주요 제품인 D램과 낸드(NAND)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질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당초 예상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특히 반도체의 경우 가격하락과 출하량 부진에 특별성과급 5000억원이 반영되며 전 분기 대비 이익 규모가 26% 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영업 환경은 내년 상반기까지 투자 심리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급격한 D램 시황 변동으로 업계 전반의 혼란이 가주되는 가운데 글로벌 IT 수요 둔화가 현실화되며 ‘수요 감소→가격 하락→실적 부진→주가 약세’라는 악순환이 전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최대 10% 이상 떨어뜨렸다. 하나금융투자가 이전보다 12% 낮춘 4만7000원을 제시한 것을 비롯해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DB금융투자도 나란히 10% 낮췄다. 현재 삼성전자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 목표주가는 4만7000~5만7000원에 형성돼 있다.
다만 내년 1분기 이후에는 업황이 바닥을 치면서 주가가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대내외 악재가 충분히 반영됐고, 현재 주가 수익률도 역사상 최저점에 접근했기 때문이다. 하방 저지선으론 3만원대 중후반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분기 실적 반등이 내년 2분기부터 시작되고,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공급 조절도 2분기중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본격적인 주가 반등 역시 분기 실적 개선과 함께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2019년 실적 전망이 예상대로 흐른다는 가정하에 이번 다운사이클에서 주가 저점은 3만원대 중후반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지난 2015년과 2016년 기록한 역사적 최저점 P/B 배수를 감안할 때 최저점 배수를 하향 돌파할 요인을 크지 않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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