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로이터=뉴스핌] 김세원 기자 = 미국과 중국이 90일간의 무역 휴전에 합의한 가운데, 중국 수입업체들이 2차로 미국산 대두를 구입했다고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네 명의 트레이더와 미국 대두수출협회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미국 미주리주 크리브 코어시에 위치한 몬산토 연구시설에 있는 대두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는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을 두고 이달 1일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농산품 수입을 늘리겠다고 한 약속이 잘 이행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2차 미국산 대두 구입 규모는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한 트레이더는 로이터에 중국 국영 업체들이 이날 1월부터 3월까지 선적될 약 90만톤(t)의 대두를 실을 15개의 화물을 구입했다고 전했다. 거래 규모는 3억달러(약 3388억5000만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미 대두수출협회 대변인은 중국에 있는 두 명의 무역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수입 규모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지난주 중국의 국영 업체들은 1차 대두 구입의 일환으로 1월부터 3월까지 선적할 대두 150만톤(t) 이상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이 같은 대규모 미국산 대두 수입은 6개월 만에 처음이다.
미중 양자회담 이후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재개됐지만, 더 많은 양의 대두 구입을 기대했던 트레이더들은 실망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올해 미국이 기록적인 수확량을 보였으며, 이에 따른 대두 비축량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어마어마한 규모"의 미국산 대두를 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물리자,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7월 미국산 대두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미국의 최대 대두 수입국으로 지난해 미국이 수출한 대두의 약 60%인 3170만톤(t)를 수입했다. 금액으로는 122억5000만달러어치를 구입한 셈이 된다.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농가에 대한 2차 지원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미 농무부는 지난 7월 농가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승인한 바 있다. 지원 규모는 120억달러에 달한다. 무역 전쟁 이후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량이 90% 가까이 줄면서 미 대두 농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최근 며칠 사이 이뤄진 중국의 미 대두 구입이 농가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있을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회담을 앞두고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