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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대신증권이 신규 부동산신탁업 진출시 대신자산신탁(가칭)에 1000억원을 베팅하기로 했다. 부동산신탁업 예비후보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신규 부동산신탁사 인가에서 자본금 규모와 자산 건전성이 주요 평가항목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조건이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내년 3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부동산신탁사 인가를 받으면 1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는 예비후보로 뛰어든 대형 은행 및 증권사와 비해 2배 정도 많은 금액이다. 자본력 우위로 시장 진출의 강한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대신증권은 이번 부동산신탁사 인가로 부동산과 금융의 융합 역량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부동산 투자를 주력으로 하는 계열사와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 투자물건 발굴과 대체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대신F&I’, 자산관리 전문업체 ‘대신AMC’가 대표적이다. 대신자산운용과 대신저축은행도 부동산신탁업을 확대할 수 있는 주요 계열사다.
초기 투자금 1000억원 이외에도 오는 2023년까지 순차적으로 10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증자 및 신규 투자로 자본금을 총 2000억원까지 늘린다는 것.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존 신탁업 시장의 점유율을 단기간에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NH농협부동산신탁은 투자금 600억원으로 대신증권에 이어 두 번째 많은 금액을 제시했다. NH농협부동산신탁은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네트웍스가 주요 주주다. 한국부동산신탁과 부산부동산신탁은 각각 500억원을 계획해 세 번째로 많았다. 한국부동산신탁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부산부동산신탁은 스톤브릿지금융산업 사모투자합자회사가 최대주주다.
이들 4곳 기업을 제외하곤 초기 투자금이 300억원 이하다. △신영자산신탁 300억원 △제이원부동산신탁 300억원 △큐로자산신탁 250억원 △에이엠자산신탁 200억원 △연합자산신탁 150억원 △대한자산신탁 110억원 등이다.
부동산신탁사에 투입하는 자본금은 인가를 받기 위한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금융당국은 부동산신탁사의 건전성을 위해 자기자본이 충분한 지를 평가하다. 초기 투자금 이외에 추가적인 자금조달 방안도 들여다본다. 자본금이 상대적으로 많으면 가점을 받을 수도 있다. 주요 평가항목은 자기자본(100점), 인력·물적 설비(150점), 사업계획(400점), 이해상충방지체계(150점), 대주주 적합성(200점) 등이다.
인가 여부 결정은 내년 3월께로 예상되고 있다. 금감원 및 외부평가위원회의 서류 심사와 기업별 프리젠테이션(PT)을 거쳐 금융위원회가 최대 3곳을 뽑는다. 여기서 선정된 기업은 정식 인가를 받은 뒤 한 달 내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 및 증권업계에서 부동산 투자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데다 당장 수익성이 많지 않더라도 신사업 진출을 위해 부동산신탁사 인가를 받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며 “평가 배점이 가장 높은 사업계획 항목에서 기업별 변별력이 크지 않다면 신탁사의 자본금 규모가 인가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