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과 러시아가 북극권에서 경제 협력을 추진한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북동항로를 개척하고 천연가스 등의 자원 개발에서 협력할 방침이라고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회담을 갖고, 북극권의 야말 반도에서의 개발 협력에 관해 언급하며 “경제 협력을 기반으로 러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북극권에서의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등 약 10건의 협력 문서를 교환했다.
지난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열린 러일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아베 총리와 푸틴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에게 있어 북극권은 경제·안보 양면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북극해의 북동항로는 러시아의 배타적 경제수역(EEZ)과 겹쳐 있고, 야말 반도 주변에는 전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20% 이상이 묻혀 있다.
러시아 최대 민간 가스기업 노바텍은 북극권의 LNG 기지 계획에 해외 정부 및 기업의 투자를 요청하는 등 민관 합동으로 해외 투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
북극권에서의 경제 협력은 일본에게도 이점이 있다. 천연가스 개발이 추진되면 에너지의 안정 조달과 공급원 다양화에 큰 도움이 된다.
지난 10월 아이슬란드에서 열린 국제회의 ‘북극 서클’에 일본 각료로서 처음 참석한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은 “자원개발 협력과 기후 변동의 과학조사를 통해 북극권의 지속적인 발전에 공헌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도 지난 11월 러시아 극동 사하공화국 등과 일본의 한랭지 기술을 활용한 풍력 발전 실증 실험을 시작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푸틴 대통령에게 제안했던 ‘8개 항목의 경제협력 플랜’의 일환이다.
러시아가 중시하는 북극권에서의 경제 협력이 러일 평화조약체결 교섭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견해도 많다. 아베 총리는 내년 6월 오사카(大阪)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방영토(쿠릴 4개 섬) 문제와 평화조약 교섭에 대한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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