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교착 상태에 빠져있던 북미 협상이 새해 초부터 다시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새해 들어 머지않은 시기에 개최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이 인도적 대북 제재 완화 카드를 보이는 등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새해부터 북미 협상의 불씨가 되살아날지 주목된다.
트럼프 정부의 북핵 협상을 총괄해온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캔자스 지역 KNSS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미 협상과 관련, “우리는 지금도 김 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나는 그곳(평양)을 서너 차례 방문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만남을 가질 것이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새해 첫날로부터 머지않은 시기에 만나서 미국에 가해지는 이런 위협들을 없애기 위한 더 추가적인 진전을 만들게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기자들에게 2차 북미 정상회담 시기와 관련, "내년 1월이나 2월 열릴 것 같다"면서 "세 군데의 장소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북미 협상은 대북 제재를 놓고 양측이 날카롭게 대립하면서 정체 상태다. 미국은 선(先)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며 북한을 거듭 압박해왔고 북한은 이에 강력히 반발해왔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국이 제재 압박으로 핵을 포기시키겠다 계산하면 큰 오산’이라면서 “조선반도 비핵화에로 향한 길이 영원히 막히는 것과 같은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북미 간 대치 국면으로 인해 올해 말 열릴 것처럼 보였던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도 모두 표류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최근 북미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있다면 제재해제를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이어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19일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인도적 대북 지원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내년 초 북미정상회담 기대 발언도 이같은 다양한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관측된다. 북미 간 물밑 협의도 이미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2018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폼페이오 장관의 희망대로 2차 북미정상회담이 1월 초에 열릴 경우 스위스에서 열리는 다보스 포럼 이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백악관은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월 22일부터 25일까지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북미 정상회담이 1월 중 개최되려면 다보스 포럼 이전에 날을 잡아야 한다.
한편 스위스는 그동안 제2차 북미정상회담의 유력 개최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스위스는 유럽의 영세중립국인 데다가 김 위원장도 스위스 베른의 국제학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