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부분 업무 정지) 가능성이 커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민주당의 셧다운”을 홍보하고 나섰다. 50억 달러 규모의 장벽 건설 요구를 꺾지 않은 자신 때문이 아니라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민주당 때문에 셧다운이 초래됐다는 점을 강조해 셧다운에 대한 비난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윗을 통해 “이제 민주당은 셧다운을 가졌다”고 밝혔다. 전날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반영해 장벽 예산을 포함한 예산안을 통과시켰지만, 상원에서의 통과가 불투명해 셧다운 위기가 다가오자 비난의 화살을 민주당을 돌린 것이다.
앞선 트윗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국경 안보에 찬성하지 않으면 오늘 셧다운 된다”고 했다. 또 다른 트윗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예산안을 위해) 찬성표를 던지지 않으면 이것은 민주당의 셧다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셧다운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온종일 ‘민주당의 셧다운’ 팔기에 주력했다. 공화당 상원 지도부를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상원에서 하원을 통과한 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것은 민주당에 달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셧다운의 경우 크리스마스 연휴와 맞물리면서 10개월 전 셧다운보다 미국 경제와 연방정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9시간 지속한 올 초 셧다운과 달리 크리스마스 연휴를 감안할 때 이번 셧다운은 최소 2주간 지속할 수 있다.
여기에 1월 의회 회기가 시작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인 공화당은 양원에서 다수석 입지를 잃는다.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 뒤집기에 성공하면서 장벽 건설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추진은 하원에서 커다란 장벽에 부딪힐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가 가기 전에 장벽 예산을 얻어내려고 사활은 건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이 1월 전까지 셧다운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면 내달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대통령이 할 수 없던 업적을 이뤘다는 공을 가져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주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미 자신을 셧다운의 주인공으로 언급해 왔다고 꼬집었다.
지난주 척 슈머(민주·뉴욕)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를 백악관에서 만난 트럼프 대통령은 “국경 안보를 위해 정부를 셧다운 하는 것은 자랑스럽다”면서 “나는 셧다운을 하는 사람이 될 것이고 나는 당신들을 그것에 대해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민주당도 강경한 태도를 유지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장벽 요청을 위한 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하원에서 넘어온 예산안의 상원 통과 가능성을 비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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