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부장관이 내년 1월 1일부터 국방장관 대행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말 사임 예정이었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두 달 일찍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매우 재능있는 국방부 부장관, 패트릭 섀너핸이 2019년 1월 1일부터 국방장관 대행을 맡게 된다는 사실을 발표해 기쁘다"며 "패트릭은 부장관으로서, 이전에 보잉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업적을 달성했다. 그는 멋질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부장관(우)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날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에게 두 달 일찍 퇴임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리라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 장관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 등에 반발해 사임 의사를 표시하면서 자신을 비판하고, 언론들이 매티스 장관의 사퇴를 둘러싸고 자신에게 부정적으로 보도하자 화가 나 서둘러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20일 서한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 기조가 국가에 위협이 된다면서 내년 2월 28일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과 더 잘 일치하는 견해를 가진 국방장관을 둘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가 인용한 한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다른 참모들은 매티스 장관의 사임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언론 보도를 유도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결정을 놓고 행정부 내 관리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매티스 장관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이슬람국가(IS) 격퇴' 담당 특사인 브렛 맥거크가 조기 사퇴하기로 했다.
시리아 철수 결정뿐 아니라 아프간 주둔 미군을 대폭 감축하기로 한 것도 매티스 장관의 사임 배경이 됐다. 일부 공화당 중진 의원도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 주둔 미군 감축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섀너핸 부장관은 매티스 장관과 달리 군 복무를 하지 않았다. 외교 정책이나 정부 경험도 거의 없다. CBS방송에 따르면 섀너핸 부장관은 미국 항공기업체 보잉에서 30년간 근무한 뒤 2017년 국방부에 들어왔다.
최근 섀너핸 부사장은 보잉에서 공급망과 운영을 담당하는 수석 부사장을 지냈고, 이전에는 상업용 비행기 프로그램 수석 부사장을 맡았다.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대학원을 졸업한 기계공학 전공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우주군 창설 추진을 지지했다.
WP는 한 고위 행정부 관리를 인용해 "매티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 계약 협상에 대한 열의에 공감하지 않았다"며 "트럼프는 섀너핸이 그런 사안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진 것에 대해 칭찬했다"고 보도했다.
섀너핸 부장관이 장관 대행을 장기간 맡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위 행정부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영구적 후임자를 위해 광범위한 물색을 할 계획이라며 그는 행정부 밖 후보자에 관심이 있다고 WP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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