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한태희 최온정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시간을 최저임금 시간 계산 때 포함하면 최저임금이 껑충 뛴다는 주장은 사실이 전혀 아니라고 반박했다. 주휴수당이 포함된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개정해도 기업이 추가로 부담할 금액이 없다는 것.
홍남기 부총리는 최저임금 혼란이 발생하는 이유로 낡은 임금 체계를 지목했다. 이번 기회에 기본급이 적고 상여금이 많은 국내 임금 체계를 바꾸자는 게 홍남기 부총리 제안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26일 오전 서울청사에서 '제3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제23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한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 "현재까지 한 방식대로 법정 주휴수당 포함하자는 것"
고용노동부는 노동자가 실제로 일하지 않았지만 임금을 받는 주휴수당 시간도 최저임금을 계산할 때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시행령을 입법 예고했다.
시행령이 통과되면 근로시간이 늘어나므로 시급으로 환산한 최저임금은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는 게 기업 설명이다. 법정 최저임금을 맞추려면 시간(분모)이 늘어난 만큼 임금(분자)도 증가시켜야 하므로 실제 부담은 대폭 늘어난다는 게 기업의 우려다. 최저임금 시급 계산은 임금 대비 근로시간으로 산출되기 때문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월 26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경제활력대책회의 겸 제23차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
홍남기 부총리는 기업 주장을 의식한 듯 주휴수당 반영이 새로운 내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암묵적으로 인정됐던 내용을 명확히 하려는 게 정부 목적이라는 취지다. 지난 7월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면서 월 환산액 산정 기준으로 법정 주휴시간을 209시간으로 표기했다는 게 홍남기 부총리 설명이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30년 동안 노사가 받아들이고 산업 현장에서 적용한 월 209시간 시급 환산 기준을 그대로 시행령에 명료하게 반영하자는 것"이라며 "법정주휴수당은 1953년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이래 65년간 계속 지급된 것으로 이번 시행령 개정으로 새로 생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기업 추가 부담 우려도 일축했다. 그동안 적용한 방식 그대로 내년에도 적용하는데 무슨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냐는 것. 또 최저임금 산입범 위에 주휴수당이 들어가면서 시간 계산 때 주휴수당은 빼자는 논리는 비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현재까지 해온 방식대로 법정주휴수당이 포함된 최저임금을 209시간으로 시급 환산하자는 것"이라며 "주휴수당이 포함되면 내년 최저임금이 수십프로 오르는 셈이라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 "기본급 낮고 각종 수당 많은 낡은 임금 체계 구조 개편하자"
홍남기 부총리는 이번 기회에 국내 임금 체계를 손보자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나 시간 계산 등과 같은 혼란은 국내 복잡한 임금 체계가 초래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임금 체계는 기본급과 상여금, 각종 수당, 급식비, 교통비 등 복잡한 구조다. 이 중 기본급을 포함한 통상임금은 퇴직금과 연계돼 있다. 이에 기본급을 최소화하고 상여금 등을 늘리는 임금 체계가 국내에 고착돼 있다.
홍남기 부총리는 "대기업과 고연봉 근로자도 최저임금 위반 사례로 지적되는 데 이는 기본급은 낮게 유지하면서 각종 수당 등으로 보충하는 낡은 임금 체계 때문이지 최저임금 정책상 문제가 아니다"라며 "불합리한 상황을 원천적으로 해결하려면 임금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부총리는 "노사 모두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이제까지의 임금 체계를 알기 쉽고 명료하게 개편하는 데 뜻을 함께 해줄 것을 강하게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일자리 안정자금 확대를 골자로 한 최저임금 연착륙 방안을 내놨다. 2년 연속으로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른 충격을 줄인다는 취지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8530원으로 올해보다 10.9% 오른다.
이날 경제활력대책회의에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노형욱 국무조정실장,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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