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아시아를 포함한 후보지들에 답사팀을 보냈다고 미국 CNN이 3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전 답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멀지 않은 미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기 위해 백악관이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하기 전인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백악관이 아직 초기 준비 단계인 만큼 정상회담이 가시화되려면 몇 개월은 더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외교 소식통은 백악관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아시아 국가를 선호하고 있다고 CNN에 전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유력 후보지로 베트남, 인도네시아, 하와이, 몽골, 남북한 사이 비무장지대(DMZ) 등을 꼽았다.
다만 지난해 6월 1차 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는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정상회담 사전 작업에 관여하고 있는 한 소식통은 사전 답사를 마친 후보지들이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CNN은 후보지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미국 측이 사전 답사 장소를 북한 측에 아직 알리지 않았고 현 시점에서 사전 작업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 관료들은 2차 정상회담에 앞서 주요 동맹들과의 계획 조율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백악관 측이 스위스에서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북한 측에 제시했으나, 북한 측이 거절했다고 CNN이 트럼프 행정부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김 위원장이 1990년대 말 학교를 다닌 적이 있는 스위스가 적절한 정상회담 장소라고 생각했으나, 1차 정상회담 당시 중국에서 비행기를 빌려 싱가포르로 이동했다는 비난을 받은 김 위원장이 이동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백악관 측은 이와 관련해 답변을 거부했다.
◆ 김정은 친서의 의미
한편 CNN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의 내용을 알고 있는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에 진전이 없을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싱가포르에서 맺은 굳건한 관계를 상기시키기 위해 친서를 보낸다는 해석을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는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내는 이유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과의 관계에 대한 열정을 유지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자부심을 부추김과 동시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측근들이 북한이 싱가포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난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반박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사진=로이터 뉴스핌] |
◆ 불안한 앤드루 김 공석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가 이미 시작된 가운데, 앤드루 김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KMC) 인선을 두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어에 유창한 한국계 앤드루 김은 김정은의 속내를 분석하고 협상 접근법을 제시하는 등 그간 미국 행정부의 대북외교에 핵심 역할을 해온 인물로, 지난해 폼페이오 장관 방북 시 수차례 동행하고 김정은과의 회동에서 통역을 맡기도 하는 등 주목을 받았다.
후임 센터장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려진 바 없지만, 소식통들은 수년간 북한 문제를 다뤄왔고 북미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CNN에 전했다.
하지만 후임 후보자가 한국어를 구사하지 못해 앤드루 김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지난 2017년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이 고조됐던 당시 미국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당년 5월에 KMC를 신설하고 중앙정보국(CIA)에서 북한전문가로 활동한 후 은퇴했던 앤드루 김을 센터장으로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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