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이상기류가 뚜렷하다.
창고 건물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임대료가 치솟는 반면 전통적인 상가 건물은 파리를 날리고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 숨 돌릴 겨를조차 없는 아마존 물류 센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마존을 필두로 전자상거래가 소매 업계의 주류로 부상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각) 투자 업체 CBRE에 따르면 미국 대도시의 창고 건물 공실률이 최근 4.3%로 집계,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관련 건물의 신축 프로젝트가 활발하지만 치솟는 수요를 감당하기 힘든 실정이다. 임대료가 가파르게 뛰면서 프로로지스와 STAG 인더스트리얼, 이스트그룹 프로퍼티스 등 관련 리츠(REITs,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이 쏠쏠한 수익률을 창출하고 있다.
반면 전통 상가 시장은 한파가 거세다. 주요 도시 곳곳에 텅 빈 매장이 늘어나고 있고, 시어스와 본 톤, JC 페니 등 대형 소매 업체들이 영업점 폐쇄에 나선 만큼 상황을 앞으로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부동산 조사 업체 라이스에 따르면 77개 대도시의 상가 건물 공실률이 9.0%를 기록했다. 이는 7년래 최고치에 해당한다. 미국 전역의 상업용 건물 공실률은 10.2%로 파악됐다.
파산보호 신청 절차에 들어간 미국 유통 업체 시어스의 텅 빈 장바구니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극명하게 엇갈리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명암은 아마존을 포함한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소매 시장을 장악하면서 벌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 업체 코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소매업계의 영업점 폐쇄 규모는 총 1억4500만 평방피트에 달했다.
올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류 업체 갭과 익스프레스, 빅토리아 시크리트의 모기업인 L 브랜드가 영업점을 일부 폐쇄할 뜻을 밝혔고, 극심한 경영난으로 파산 위기로 내몰린 유통업체의 매장 철수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 때문에 창고 건물과 달리 상가 건물의 임대료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0.3% 하락한 임대료는 4분기 0.2% 완만하게 올랐다.
온-오프라인 소비자들의 상이한 성향도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쇼핑 시즌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한 이들의 환불은 8%에 불과한 반면 온라인 쇼핑객의 환불은 30%에 달했다.
이로 인해 이른바 ‘리버스 로지스틱스’로 불리는 환불 상품 취급 물류 센터가 큰 장을 연출하고 있다. 이들이 차지한 창고 영역이 총 7억 평방피트로, 전체 물류 시설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해당 부동산 시장의 상승 사이클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는 내다보고 있다. XPO 로지스틱스의 에릭 칼드웰 최고운영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창고 건물의 신규 공급에도 이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수요로 인해 프리미엄이 상승 가속도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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